가톨릭-/신앙 자료

[스크랩] 빈 의자

도구 Ludovicus 2009. 12. 7. 00:16

예수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기도 방법 - 안소니 드 멜로 신부의 '빈 의자'  
 
나는 어느 신부가 환자 가정방문을 마치고 와서 해준 이야기를 듣고 이 기도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신부님이 환자 곁에 빈 의자가 놓인 것을 보고 그게 무슨 의자냐고 물었더니, 그 환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그 의자에 예수님이 앉으시게 하고 신부님이 오시기 전까지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저는 몇 년 동안 기도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와서 기도란 예수님께 그저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해주기 전까지는요. 그 친구는 나에게 빈 의자를 옆에 놓고 거기 예수님이 앉아 계신다고 상상하고 그분께 이야기하고 또 뭐라고 말씀해 주시는지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기도하는 일에 아무 어려움이 없어졌습니다."

며칠 후에 그 환자의 딸이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러 사제관으로 왔더랍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혼자 계시도록 몇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습니다. 아버지는 매우 평화로워 보이셨어요. 그러나 제가 다시 방에 들어갔을 때는 아버지는 이마 숨을 거두셨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요? 글쎄, 아버지의 머리가 침대 위에 놓여 있지 않고 그 옆에 있는 의자 위에 놓여 있지 않겠어요?"

이 기도 방법을 당장 실천해 보세요. 아마 처음엔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 좀 유치하게 생각될 것입니다.

예수님이 당신 가까이 앉아 계신다고 상상하십시오. 이때 상상력이 당신의 믿음을 북돋아 줄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 이야기하십시오. 만일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조용한 목소리로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그분이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들으십시오. 또는 그렇게 대답하실 것이라고 상상되는 말을 들어보십시오. 만일 예수님께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거든 지난 하루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말씀 드리세요. 그리고 그 일 하나하나에 대해 당신의 생각을 말씀 드리세요. 바로 이것이 생각하는 것과 기도하는 것의 다른 점입니다.

보통 우리는 생각을 할 때는 우리 자신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기도할 때는 하느님께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분의 얼굴이나 옷 모양을 세밀하게 상상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그러면 오히려 분심만 들것입니다. 종종 이 방법으로 기도를 많이 했던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예수님이 옆에 계시다는 것을 느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 기도 방법은 내가 알고 있는 방법 중 예수님의 현존을 가장 빨리 체험하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예수님이 하루종일 자기 옆에 계신다고 상상하십시오. 일을 하다가도 자주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아마 어떨 때는 그저 말없이 쳐다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기도를 적극 권장했던 데레사 성녀는 이 방법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얼마 안 가서 주님과의 깊은 일치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소니 드 멜로 ·신부)

출처 : 작은 시냇물 소리
글쓴이 : 명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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