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처 시몬이 함께 십자가를 짐 유일한 아들 |
'그들은 그로 하여금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
얼굴 둘, 몸 둘, 손 넷, 무거운 들보 하나가 있다. 그들은 이 들보를, 짓누르는 십자가 |
들보를 어깨에 짊어졌다. 마치 그들이 짐을 짊어지는 일에 익숙해 있는 것 같다. 그들 |
이 어떻게 자세를 고수하는지 눈길로 더듬고 싶어진다. 팔 하나는 공동의 짐을 감싸고 |
, 다른 팔 하나는 상대방을 감싸고 있다. 복음서는 키레네 출신의 남자를 시몬이라 말 |
하고 있다. 우리는 그가 막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농부임을 알 수 있다. 그는 처형장 |
으로 가고 있는 행렬과 만난다. 왜 그가 병사들에게 호출 당했을까? 시몬은 들보를 꽉 |
움켜잡고 나르기 시작한다. 지거 쾨더는 이 그림에서 복음서의 진술로부터 벗어나 자 |
기 자신의 길을 간다. 시몬은 예수 앞에서 십자가를 운반하지 않고, 예수와 함께 십자 |
가를 짊어진다. 이로써 시몬은 우리에게 다른 시각을 일깨워준다. 두 얼굴은 얼마나 |
닮았는가! 얼굴 생김새, 눈, 코, 입, 수염 등 이 두 사람이 혼동될 정도로 비슷하다. 다 |
만 푸른 옷을 입은 사내는 얼굴에 자기 일의 색채를 띠고 있다. 붉은 옷의 사내는 창백 |
한 얼굴에 모욕당한 흔적을 지니고 있다. 뒷면에 있는 그들의 팔은 서로 교차되어 상 |
대방의 몸을 감싸고 있다. 그들은 함께 하는 일로 서로 얽혀있는 살아있는 십자가이다 |
. 두 사람의 눈은 우리를 향하고 있다. 시몬은 눈으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십자가를 |
억지로 짊어지게 되었지만 거역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짊어지겠습니다. 나는 여기 있 |
는 내 형제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 그와 연대하겠습니다. 우리 둘이 짊어질 겁니다. 서 |
로 부축하며 짊어질 겁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인간들의 고통에 너무 |
깊이 관여했다. 사랑과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그들은 나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나는 |
이 고난의 길을 끝까지 가겠다. 그리고 시몬, 그대는 나의 길을 함께 갈 것이다.' 우리 |
는 연대성을 이보다 더 분명히 말해주는 그림을 볼 수 없다. 예수께서는 고통 당하는 |
인간, 즉 '십자가를 진 사람'과 연대한다. 우리가 시몬처럼 짊어지게 된 십자가를 받아 |
들이고, 그 무게가 우리를 압박한다면 그때는 미리 그런 징후를 지녔고, 그 징후에 자 |
신을 내어준 분이 함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나를 받쳐주고 나와 함께 십자가를 |
짊어질 것이다. 그는 인간들의 형제이다. 그를 통해 우리의 고통을 나누면 고난의 길 |
을 넘어 희망의 오솔길에 이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