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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연중제27주간토요일(091010.토)

도구 Ludovicus 2009. 10. 10. 08:05

<연중 제27주간 토요일>(2009. 10. 10. 토)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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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미국 서부영화, '내 이름은 튜니티'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유언을 하겠다면서 두 아들을 부릅니다.

 

큰 아들에게는,

"너는 힘이 세고 말도둑이 적성에 맞는 것 같으니 말도둑이 되어라."

작은 아들에게는,

"너는 손이 빠르니 도박사가 되면 성공할 것이다. 도박사가 되어라."

 

그 영화는 원래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유언하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자기는 도둑이라 하더라도 아들에게는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할 것입니다.

그것이 부모의 심정입니다.

 

위의 이야기는 그냥 영화의 한 장면이고,

다음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실화입니다.

 

어떤 아버지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보니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포르노 잡지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깜짝 놀라 아들을 꾸짖으면서 잡지를 뺏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아버지에게 항의했습니다.

"이런 잡지를 보지 말라고 하시기 전에 먼저 아버지가 이런 책을 만들지 말아야지요."

아버지가 바로 그 잡지를 출판하는 출판사 사장이었던 것입니다.

그 출판사는 그후로 그런 책을 더 이상 출판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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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저절로 예수님이 되신 것이 아닙니다.

성모님과 요셉 성인이 예수님으로 키우신 것입니다.

 

아기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부모나 보호자 없이 아기가 저절로 자랄 수 있습니까?

아니, 살아남을 수나 있겠습니까?

 

부모의 보호와 양육이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은 예수님이 되신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예수님이 내려오신 것은 아닙니다.

 

성경에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거의 없어서 무심하게 지나치기도 하고,

또 열두 살 때 성전의 학자들과 토론을 했다는 이야기 때문에

예수님은 어려서부터 메시아로서 준비를 하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그러나 성모님과 요셉 성인이 예수님을 성장시켰음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아기 예수님, 또는 어린 예수님이 다른 아이들과는 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젖을 먹여야 할 때 젖을 먹였을 것이고,

옷을 갈아입혀야 할 때 옷을 갈아입혔을 것입니다.

글자를 가르쳐야 할 때 글자를 가르치고,

기도를 가르쳐야 할 때 기도를 가르쳤을 것입니다.

 

아기 예수를 베틀레헴에서 출산하는 것으로 성모님의 역할이 끝난 것이 아닙니다.

요셉 성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모님과 요셉 성인은 아기 예수님의 부모가 아니라

예수님의 부모님입니다.

아기가 자라서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된 다음에도 부모는 부모라는 것입니다.

 

하여간에 성모님과 요셉 성인은 예수님을 예수님으로 키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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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온 세상이 다 알아줍니다.

지독하다고 할 정도로 교육열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만 신경을 쓰고,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아들이 대통령이 되면 무슨 소용입니까?

임기를 마치고 교도소로 가게 된다면...

아니, 재임 중에 총 맞고 죽어버린다면...

 

명색이 한 편생 군생활을 했다는 장군이

자기 손자를 군대에 안 보내려고 외국으로 빼돌립니다.

그런 장군이 이 나라를 제대로 지켰을 리가 없습니다.

 

원정 출산, 조기 유학, 이중 국적, 기러기 아빠... 슬픈 일입니다.

자기 자녀를 한국말도 제대로 할 줄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고,

전쟁이 나면 외국으로 제일 먼저 도망갈 사람으로 키우고,

아쉬울 때에는 한국인 행세를 하게 하고,

군대 갈 때쯤엔 외국으로 빠져 나가게 하고...

그렇게 자식을 키운 부모들... 퍽이나 자랑스럽겠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존경을 받았던 두 분 대통령의 학력이

고졸과 고등학교 중퇴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론가와 팬들로부터 문화 대통령이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은 그 가수도

학력이 고졸이라는 사실이 문득 떠오릅니다.

학력은 능력과 상관이 없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쳐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학력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요즘에는 종교계 학교들도 입시 준비에만 치중하고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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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티브이에서 본 인터뷰 장면이 생각납니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서 인생을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그 자녀가 정말 잘 되기만을 바라고 살았는데,

전 재산을 자녀들에게 다 쏟아부어서 수중에는 재산이 하나도 없고...

늙어서 자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 자녀들이 인터뷰에서 자기 부모에 대해 말하기를...

왜 노후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자식들에게 돈을 다 썼을까... 라고...

그렇게 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못된 놈들...)

그러면서 자기들은 부모들처럼 그렇게 살지는 않겠다고,

자기 노후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하고나서 자녀들에게 투자하겠다고...

이건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실제 상황입니다.

물론 극히 일부 싸가지 없는 경우일 것입니다. 정말 일부의 문제이기를 바랍니다.

대체 자녀를 어떻게 키웠길래, 그렇게 냉정하고 싸가지 없는 인간이 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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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일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예수님으로 키우신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이라면 자녀를 위해서 기도만 할 것이 아니라,

자녀를 기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자기만 하느님 뜻에 맞게 살 것이 아니라,

자녀들도 하느님 뜻에 맞게 사는 사람으로 키워야 합니다.

 

인성교육, 신앙교육... 일차적으로는 부모 책임입니다.

 

자녀교육은 '부메랑'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키웠느냐에 따라서

그대로 그 모습이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자녀들을 잘못 키운 것을 나중에, 뒤늦게 후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 사건'이 생각납니다.

자식을 잘못 키운 것은 부모 탓이라는 생각에

그 어머니가 일대 사건을 만들어내는 영화입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한번쯤 자녀들과 함께 그런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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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Fr.송영진 모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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