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연중 제19주간 화요일)(2009. 8. 11. 화)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마태오 18,1-14)
목마른 사람이 물을 마십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 하느님을 만납니다.
물가에 살면서 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갈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을 마시겠다고 하면서,
물을 찾겠다고 하면서 엉뚱하게 사막으로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살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생의 진리를 찾겠다고 하면서,
진짜 영원하고 무한하고 절대적인 뭔가를 찾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하느님에게서 더 멀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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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복음 18장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린이'는
부모의 보호와 양육이 필요한 어린이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앞에서 어린이처럼 되라는 것은
하느님의 보호와 양육에 자신을 맡기라는 뜻입니다.
혼자 살 능력도 없으면서,
부모가 필요 없다고, 혼자서 독립할 수 있다고 가출하는 못된 자녀처럼
하느님이 필요 없다고 내 인생 내가 산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어라.
겸손하게 하느님의 보호와 양육에 너를 맡기고 의지해라."
뛰어난 성덕의 모범을 보여주고 놀라운 기적을 행했던
위대한 성인 성녀들에게서 본받을 점은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어린이처럼 하느님께 맡겼다는 점.
잘난 것도 없는 사람들이 더 하느님의 권능을 무시합니다.
성인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사람들이
그분들의 삶을 비웃기도 하고, 그분들보다 더 교만한 모습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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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들, 보잘것없는 이들, 어린이들을 업신여기지 말라는 말씀도 같은 뜻입니다.
하느님의 보살핌이 있어야만 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귀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귀하게 여기시니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서 우리도 그들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의 비유도 같은 가르침입니다.
그 양은 자기 혼자 살 수 있다고 큰소리치며 집 나간 교만한 양이 아니라,
목자의 품에 돌아가고 싶지만 갈 길을 몰라서 방황하는 가엾은 양입니다.
집 나가서 방탕하게 살고 있는 작은 아들이 아니라,
가진 것을 모두 잃고나서 회개하고 집에 돌아 온 작은 아들입니다.
그 아들을 아버지가 환영한 것처럼,
하느님도 우리를 기다리신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나가서 못된 짓을 했더라도
회개하고 하느님을 향해 돌아서기만 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래부터 있었던 사랑이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그 사랑,
그 사랑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이 마르지 않다고 물 마시기를 거부하면 먹일 수 없습니다.
스스로 하느님을 거부하는 사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바란다면 그 은총에 목 말라 해야 합니다.
입으로는 하느님께 도와 달라고 기도하면서
마음으로는 돈과 권력에 더 의지하는 사람,
신앙생활과 기도는 그저 악세사리처럼 취급하는 사람,
세속의 생활이 삶의 중심에 있고, 신앙생활은 여가생활처럼 하는 사람,
자기 삶의 주인공은 세속에서 구하고
하느님은 엑스트라 취급하는 사람...
그들은 모두 어린이 되기를 거부하고 무단 가출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갈증에 시달리면서 물 마시기를 거부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들은 목이 마르다면서 바닷물을 마시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더 갈증에 시랄릴 수밖에 없습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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