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사이들이 시비를 걸어옵니다. 제자들이 밀 이삭을 손으로
뜯어 먹은 일을 노동으로 판단하고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주장입니다.
이 논쟁 내용을 가볍게 읽자면 저는 당연히 안식일 법보다
사람을 아끼시는 예수님 편에 서서 율법주의로 눈이 먼
바리사이들을 비난하는 입장을 취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과연 저는 어떻게 행동할지 자신이 없습니다.
어느 종교에서든 사람들이 일단 그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게 되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흔히 이 가르침들은 신앙 세계에 대한 헌신과 얽혀져서 철옹성이 되어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습니다.
극단적인 한 예를 최근 <신도 버린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힌두교의 카스트에도 포함되지 않는 비천한 불가촉천민
출신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경제학자가 된 인도의 나렌드라 자디브가의
가족사입니다.
전생의 악업 때문에 미천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불가촉천민들에게는 경전을 읽거나 교육을 받는 일은 ‘해서는 안 되는 일’
이었습니다.
이러한 힌두교의 가르침을 깨는 데 3,500여 년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이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죽음을 각오하고 그것은 “하느님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용기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