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주간 수요일>(2010. 1. 13. 수)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신 다음에 베드로 사도의 집으로 가십니다.
아마도 식사 초대를 받았을 것입니다.
마침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결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 부인의 손을 잡아 일으키는 아주 간단한 동작만으로 병을 고칩니다.
부인이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는 것은 그 치유가 완전한 것이었음을 나타냅니다.
그 소문이 온 동네에 퍼졌을 것입니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즉 안식일이 끝나자 병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병을 고치는 일은 절박한 일입니다.
대단한 의사가 동네에 나타났다는 소문에 병자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일일이 고쳐주십니다.
예수님이 마귀들에게 말을 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은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는 것,
병을 고쳐주는 일 같은 외적인 이유로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것은 또 마귀들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고 있는데,
사람들은 아직 예수님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다음날 새벽, 예수님은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먼저 일어나셔서
외딴곳에서 혼자 기도하십니다.
이처럼 활동과 기도는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 사이에 제자들이 예수님을 찾아다닙니다.
그들은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는 것은 병을 고치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병을 고치는 일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른 고을에도 가자고 하십니다.
다른 고을의 병자들을 고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그 점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의 주 활동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사람들을 구원하는 일이었습니다.
병을 고치는 일은 부수적인 일일 뿐입니다.
성당은 병을 고쳐주는 곳이 아닙니다.
병을 고치기를 바란다면 우선 먼저 병원에 가야 합니다.
병원에도 가지 않고 치료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기도만으로 병을 고치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만일에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 기도만으로 병을 낫게 해주겠다.
라고 선전하는 종교가 있다면, 그 종교는 백 퍼센트 사이비 종교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개인적인 문제나 세속적인 문제로 예수님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도들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예수님을 만났다면 달라져야 합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세속적인 이유로 성당을 찾을 수 있습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서라든지, 개인적인 고민 때문이라든지...
어떻든 그런 일들이 신앙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를 받고 정식으로 신자가 된 후에는
더 깊고 올바른 믿음의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신자가 된 후에도 그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런 문제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곤란합니다.
신앙생활이란 근본을 찾아가는 생활입니다.
기도해서 병이 나을 수도 있고, 안 나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힘든 문제들이 해결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의 세속적인 요구를 들어주려고 오신 분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구하러 오신 분이라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병자들을 고쳐주시는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항상 생각하게 되는 것은
그 병자들은 병을 고친 다음에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점입니다.
대부분 병을 고친 다음에는 아쉬울 것이 없으니 그냥 예수님을 떠난 것 같습니다.
일부 고마워한 사람도 있긴 있었습니다.
또 몇몇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따라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병자들은 병이 나은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그 병자들의 모습을 오늘날에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뭔가 아쉬우면 예수님을 급하게 찾다가
그 일이 해결되면 예수님을 찾지 않게 되는... 그냥 자기중심의 기복신앙...
신앙생활을 마치 복채 내고 흥정하는 것처럼 하는 모습들...
송영진 모세 신부
--------------------------------------------------------------
'가톨릭- > 강론.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연중제1주간금요일(100115.금) (0) | 2010.01.15 |
---|---|
[스크랩] 연중제1주간목요일(100114.목) (0) | 2010.01.15 |
[스크랩] 연중제1주간화요일(100112.화) (0) | 2010.01.12 |
[스크랩] 연중제1주간월요일(100111.월) (0) | 2010.01.11 |
[스크랩] 주님공현후토요일(100109.토) (0) | 2010.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