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강론.묵상

[스크랩] 송구영신 - 감사와 참회 전례 (장지웅 요셉 신부)

도구 Ludovicus 2008. 12. 30. 08:11

  새 사람으로

이맘때가 되면 으레 잘 쓰는 말이 있습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입니다.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뜻입니다.
참으로 지난 한해는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2008년을 특징지을 수 있는 사자성어를 “불신과 대립”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가 불안했고, 경제가 침체되고, 불신과 대립으로 정계가 소용돌이치고,
자연의 재앙이 농민들에게 아픔을 주고,
오늘이 2008년 마지막 날입니다.
과거의 슬프고, 아팠던 추억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맡겨 드리며 모두 잊고,
내일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눈으로 이웃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합시다.

낡은 것은 무엇이고 새것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수십 년을 송구영신한다고 되풀이 해 왔습니다.
그런데 달라진 것이 있습니까? 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달라진 것이라고는 달력, 수첩, 가계부 등이 달라졌습니다.
진정한 송구영신은 영적으로 내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묵은 사람의 악습을 벗어버리고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난 새 사람의 모습을 지녀야 합니다.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 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새 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에페소4,22-24)라고
바오로 사도는 말씀하십니다.  사울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청년이 바오로라는 사람으로 변화했듯이,
다락방의 사도들이 성령을 받아 변화했듯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생각의 송구영신입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뀝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탕자는 자기 유산을 아버지께 청할 때는 당당한 권리인양 유산을 받아 떠났지만
그것을 탕진하고 모진 고생을 한 후에 자신의 생각이 바뀝니다.
집을 나온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 이런 생각을 하자 아버지의 집이 그리워집니다.
자신이 아버지의 품을 떠나왔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어떤 형제가 있었습니다. 자기가 이룩한 사업에 온 정력을 쏟아 일하느라 신앙은 뒷전이었습니다.
과로로 인해 쓰러졌는데 간 경화 초기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아 차하는 생각과 함께 생각을 바뀝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 손에 있는 것을 자기 혼자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성당에서 레지오 활동도 해가며 일해도 오히려 전보다 회사가 잘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합니다.
자기중심의 삶에서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더 즐겁더니 생각이 바뀌니
매일 미사에 참여하고 반기도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즐거워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생활의 송구영신입니다.
탕자가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아버지께로 돌아갑니다.
제 정신이 든 탕자는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하며 탄식합니다.
그곳이 자기가 있을 자리가 아님을 깨닫고 자신의 생활을 바꿉니다.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할 때 갈등과 고민과 고통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세속과 죄악에 죽고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송구영신한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이 거처할 자리 주님이 계신 곳이며, 아버지의 집에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신 대로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을 때입니다.(로마 13,12참조)
미지근 우리의 신앙생활을 벗어버리고 열정을 지니고 살아야합니다.
묵은 잘못된 삶을 청산하고 주님의 사랑 받는 사람 ,
주님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진정한 송구영신하는 자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이 미사가 우리 모두가 자비의 서약을 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자비의 서약이란 지난날의 모든 잘못을 모두 용서하고,
지난날의 증오와 비방, 모함과 중상모략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자비 지극하신 하느님께 맡겨드리며
용서를 청하고, 동시에 우리에게 잘못한 이웃의 모든 허물을 용서하여 새로운 눈으로,
전에 가졌던 선입관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자비의 서약이라고 합니다.

주님께서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용서하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의 기도에서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해’주시기를 청합니다.
우리도 남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형제에게 잘못한 것이 있으면 용서 청하는 것은 단연한 것입니다.
서로에게 용서를 청하고 용서하므로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잠시 우리자신을 돌아보며 하느님께 용서 청하며,
가족과 친지들에게 잘못한일을 용서 청하고, 반대로 우리에게 잘못한 모든 사람을 용서하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저도 여러분에게 용서를 청하고 싶습니다. 알게 모르게 말로 상처를 주었거나 서운하게 했던 점에 대하여 ........

새해의 첫날은 평화의 날이며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우리 마음에 평화가 있어야 가정에 평화 있고 사회에 국가에 세계의 평화의 사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천주의 모친이신 마리아처럼 주님을 내안에 모시고 말씀을 입으신 자 되어야 합니다.

출처 : ┗━ 영원에서 영원으로 ━┓
글쓴이 : 금낭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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