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거리에 사람들의 활기가 넘칩니다. 그런데 사람에게는
‘움직임’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한밤은 사람에게 멈춤과 휴식을 권합니다. 사람에게는 깜깜한 밤과 깊은
침묵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밤의 사람은 ‘움직임(動)’과 상반된 정靜의 시간을 보냅니다.
둘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정靜한 시간이 지나면 동動을 발휘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고,
이것이 지속되면 다시 정靜한 시간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정과 동을 오가는 부드러운 순환 속에서, 사람은 활력을 찾을 수 있고
뿌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과 속도만을 강조하는 문명은 매우 잔혹한 문명입니다.
반대로 멈춤과 정지만을 강조하는 태도 역시 생명의 근본 속성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오직 이 둘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것. 바로 여기서
사람의 생명의 박자가 유지되고 뿌리살이가 가능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행적도 바로 이러한
‘움직임과 멈춤’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외딴 곳으로 들어가신 예수님. 아마 그곳에서 예수님께서는
정지와 멈춤을 통해 회복을 도모하시지 않았을까요?
얼마가 지난 후, 예수님께서는 다시 군중 속으로 나오십니다.
당연한 이치입니다.
움직임이 있으면 정지와 휴식이 있어야 하고,
정지와 휴식 후에는 다시 움직임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이런 순환을 무시하는 사람은,
찌그러진 바퀴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