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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기술적 반등 다시 나타날까?

도구 Ludovicus 2008. 7. 28. 05:55
코스피 기술적 반등 다시 나타날까?
경제지표ㆍ실적따라 변동성 커질듯

지난주 코스피는 유가 하락이라는 호재를 업고 주간 단위로 5.8% 급등했다. 8주 만에 반등이다. 장중 1500 붕괴를 아슬아슬하게 지켜보다가 1620선까지 넘볼 정도로 급등했지만 결국 1597.9포인트에 마감했다. 금융 위기가 최악 사태를 넘겼다는 평가 속에서 유가가 진정되면서 부담을 덜었으나 미국 주택시장 지표 악화와 경기둔화를 확인하고 매도가 이어졌다.

수급상으로도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던 외국인은 지난 24일 반짝 순매수를 기록하고 다시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 유가 하락과 글로벌 자금이동 =

2주 전까지만 해도 배럴당 150달러를 위협하던 국제유가(WTI 기준)는 지난주에도 하락해 123.26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다우지수도 지난 25일 0.19% 소폭 상승 마감했다. 8월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등 글로벌 수요 둔화를 반영한 것.

유가 하락은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인플레이션과 신용위기라는 두 가지 악재 중에서 인플레이션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코스피의 빠른 반등의 전기를 마련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핵심 변수 두 가지 중 하나라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며 "유가 하락으로 원유시장 매수 포지션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미국 금융회사의 유동성 확보가 쉬워지고 이는 미국 달러가치 상승과 유로가치 하락으로 연결돼 금융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주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의 자금 흐름을 보면 6주간 순유출을 멈추고 13억7600만달러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률과 채권수익률 간 격차가 높은 수준을 형성해 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 신흥국 증시로 유동성이 유입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4일 반짝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통해 지수가 급등했듯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 증시가 특히 발빠르게 움직였다.

◆ 미 주택지표 암울 =

남은 악재인 미국 신용위기는 아직도 해결이 난망하다. 미국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금융주 추가 상각 가능성이 여전히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모기지금리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사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미국 가계와 경제에 부담이 되고 이는 지난주 증시 변동성으로 직결됐다.

심재엽 팀장은 "주택 모기지관련 상품과 투자자, 대출자들이 부동산시장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금융자산 손실이 커지면 소비를 둔화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가 하락했다고 해도 인플레이션 우려는 시차를 두고 4분기에나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경기둔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국내 생산자물가 상승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격차가 확대되는 구간에 있어 기업의 이익 성장률이 둔화될 여지가 남았다. 민간소비도 지난해 4분기보다 0.1% 줄어 2004년 2분기(-0.1%)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황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내수 악화로 고용과 소득 개선이 어렵고 환율과 글로벌 경기여건에서 수출 모멘텀이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 경영환경지수가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일본이 55개월 만에 수출이 감소했다는 소식은 글로벌 경제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 이번주도 변동성 심화될 듯 =

이번주도 29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주택가격지수와 소비자기대지수, 31일 2분기 GDP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금 환급으로 소비 둔화 속도가 제한적인 가운데 미국의 2분기 경기 악화 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31일 산업생산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가 관심을 모은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 낙폭과대주 중심으로 순환매 양상을 보인 것은 기술적 반등의 전형적 성격"이라며 "단기 급등 후 상승세가 둔화될 때 매물 부담으로 인한 지수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