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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한다

도구 Ludovicus 2008. 6. 21. 08:16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한다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마태 6,24-­34)

 

 

 

지난해 겨울 성경반에서 공부하던 할아버지 한 분이 백혈병 진단을 받으셨다.

그래서 더 이상 성경 공부를 하러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고 작별인사를 하러 오셨다.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시는 할아버지의 눈물 고인 눈을 보니 나도 마음이

착잡했지만 그래도 명랑하게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병명을 아셨으니 곧 치유되실

것입니다.” 하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나도 불안했다. 연세도 높으실 뿐 아니라

병원 치료비가 너무 비싸 할아버지는 항암 치료도 받으실 수가 없었고 한 달에 수혈 한 번

하는 것이 치료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성경반

분위기는 참 허전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수녀원 앞에서 그 할아버지를 만났다.

너무 반가워 수녀원으로 모시고 들어와서 차를 대접했다. 할아버지께서 건강해 보였다.

함께 오신 친구 분의 말씀에 의하면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단다.

 

몇 달 만에 백혈구 수치가 많이 올라가서 요즘은 수혈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할아버지는 하느님께서 지금까지 살게 해주신 것만도 감사할 뿐이라는 마음으로

지냈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일은 없으며 지금 살아 있는 이 순간에 대해 감사드리며

살 뿐이라면서 편안하게 웃으셨다.


그렇다. 그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미래에 얽매여

오늘을 걱정 속에 살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하느님의 충만한 현존 속에 감사하며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걱정은 노년을 앞당긴다고 했다(집회 30,`24). 모든 걱정에서

해방되어 하느님 나라를 찾는 것, 지금 주어진 이 시간에 몸과 마음을 온전히 투신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아닐까?

 

 

 

전봉순 수녀(예수성심전교수녀회)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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