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5일 부활 제4주간 화요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사도행전 11, 19 - 26
하느님 하시는 일은 언제 어느 때 꽃으로 피어날지 모릅니다.
당장은 결과가 보이지 않아 절망도 하고, 원망도 하게 되곤 하지요.
하지만 그 고난의 시간이 잠시 흐르고 난 뒤에는
정말 거짓말처럼 그 시간 자체가 은총이었다는 것을 깨닫게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체험들이 쌓이고 쌓일 때
우리는 참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안티오키아에서 벌어지는 기적같은 일들을 보게됩니다.
안티오키아는 바오로 사도가 전도여행을 떠날 때마다
출발지로 삼았던 곳입니다. 그리고 바르나바와 함께 공동사목을 펼쳐
복음의 텃밭으로 일군 곳이기도 하지요.
예루살렘이 팔레스티나 지역 유다인 선교의 중심지라면
안티오키아는 지중해 연안 이방인 선교의 중심지가 됩니다.
말이 이방인 선교지, 그들이 그 곳에서 겪은 어려움을
우리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어쩌면 유다인들보다 훨씬 더
복음으로부터 멀어진 사람들일 수 있었습니다.
우상숭배는 물론이고
물신주의에 빠져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사건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었을테지요.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
본능에 충실해 살아가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또, 급기야는 이방인 선교의 중심지로까지 거듭나게 만들기까지..
바오로, 바르나바를 비롯한 사도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방울을 흘렸겠습니까?
하지만 그들이 흘린 노력의 땀과 눈물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노력에 대한 보상을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언제 어느 때 펼쳐질지 모른다는
서두의 말씀.. 오늘 하루 가슴에 새겨보아야겠습니다.
복음 요한 10, 22 - 30
무대는, 예루살렘 성전 봉헌절 축제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예수님께서는 성전 구내에 있는
솔로몬 주랑을 거닐고 계시지요.
그 때 등장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 유다인들은 예수님께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당신이 누구인지를 밝혀주기를 재촉합니다.
"당신은 언제까지 우리 속을 태울 작정이오?
당신이 메시아라면 분명히 말해주시오”라고 말하지요.
이 광경은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해줍니다.
그동안 예수님께서는 누누이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고,
아버지께서 당신을 파견하셨으며,
아버지의 이름으로 하시는 일들을 언급하셨을 뿐 아니라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수많은 업적을 행하셨습니다.
하지만 유다인들은 이런 메시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보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를 믿지 않기 때문이지요.
확증과 믿음은 별개의 것입니다.
확실한 증거가 있고 증인들도 있지만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편에서 볼 때 그분이 그리스도이시고
아버지와 하나이심은 토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나
우리들 편에서는 믿음이 따라야 하는 것이지요.
한 자매님께서는 오로지 한 가지 지향,
‘믿음의 은사를 달라’고 기도하신답니다.
뭘 이뤄달라든지, 무엇이 되게 해달라든지, 하는 기도가 아니라
믿게 해 달라, 제대로 믿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린다는 겁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그 자매님의 기도 지향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믿음은 고귀한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해주는 통로이며
구원의 확신을 얻게 해주는 유일한 길입니다.
오늘.. 우리도 믿음의 은사를 청하는 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구원자이시며 저희의 착한 목자시인 우리주 예수님.
주님께서 그토록 많은 이적을 행하시고 복음을 전하셨건만,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유다인들을 보며
안타까움과 함께
혹시, 저희 안에도 주님을 오해하고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없는지 돌아봅니다.
주님은 그저 주님이실 뿐인데
저희는 저희의 잣대로 주님을 재단하고
이런 분이 되어주시길,
이런 일을 행해주시길, 하며
공허한 말과 행동을 일삼았나이다.
유다인들이 공손하지 못하게 주님의 신원에 대해
의심을 품었듯이
저희도 때로는 주님을 시험하려했고,
주님의 말씀에 의문부호를 주렁주렁 달곤 하였나이다.
주님,
당신의 양떼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치신다는 주님을 두고
저희가 그동안 너무나 많은 잘못을 저질렀나이다.
오만한 유다인의 모습 속에
저희의 모습이 들어있나이다.
예수님,
보지않고도 믿는 이는 행복하다고 하셨지요?
저희가 주님에 대한 믿음,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으로
주님 안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아멘.
모짜르트의 아베마리아 앙상블 플라네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