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8년 3월 13일 사순 제 5주간 목요일

도구 Ludovicus 2008. 3. 13. 07:12

 

 

                   

                      2008년 3월 13일 사순 제 5주간 목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8,51-59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5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52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마귀 들렸다는 것을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고 예언자들도 그러하였는데, 당신은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있소. 53 우리 조상 아브라함도 죽었는데 당신이 그분보다 훌륭하다는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소. 그런데 당신은 누구로 자처하는 것이오?”

54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영광스럽게 한다면 나의 영광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너희가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하고 말하는 바로 그분이시다. 55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 나도 너희와 같은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56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57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는 말이오?”

5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59 그러자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숨겨 성전 밖으로 나가셨다.

 

 

                                          종아리를 맞으며...


   내가 어려서 어른들은 종종 종아리를 치셨습니다. 회초리를 해 오라고 하시면 제일 무서운 회초리는 뽕나무나 복숭아나무 회초리였습니다. 껍질이 두껍고 단단해서 잘 꺾여 지지도 않았고, 착착 감기는 것이 여간 아픈 회초리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회초리를 해 오라고 분부하셨습니다. 내가 잘못하였거나 동생이 잘못하였어도 회초리는 언제나 세 개를 해 가지고 가야 했습니다. 내 회초리와 어머니가 맞거나 동생이 맞아야 하는 회초리를 아예 챙겨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생이 잘못하면 어머니와 나는 덩달아 맞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잘못하면 나와 어머니는 또 맞아야 했습니다.

 

작은 회초리가 부러질 때까지 맞으면 어머니는 할머니에게 사정하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와 동생은 어머니를 맞지 못하게 하느라고 언제나 조심해야 했습니다. 그날은 왜 그렇게 오기가 발동했는지 모릅니다. ‘회초리를 해 오너라.’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이 떨어지자 회초리가 아니라 아카시아 나무를 낫으로 잘라서 가시를 모두 털어내고 약간 굵은 것을 가지고 가서 종아리를 걷고 아카시아 나무 몽둥이를 내 밀었습니다. 내 속셈은 ‘내가 모두 혼자 맞을 것이고, 작은 회초리 세 개를 만들 필요 없이 하나로 결판을 내십시오.’ 하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였을 것입니다. 그날 나는 할아버지 제사 문제로 할머니에게 대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날 할머니는 아주 노발대발하셨습니다. 어린놈이 그렇게 성질을 낸다고 어머니와 나는 얼마나 많이 혼이 났는지 모릅니다. 잘못하였으면, 어른에게 잘못했다고 빌 것이지 몽둥이를 가지고 와서 때려달라고 하면 못 때릴 것 같으냐 하시면서도 증손의 종아리에 손을 대지 않으시고 손을 벌벌 떠시는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할머니의 바짝 마른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얼마나 매달리며 노여움을 푸시라고 울었는지 모릅니다. 어머니와 나는 무지하게 걱정을 들었지만 매를 잡지 못하시고 어린 손자를 등을 두드려 주시며 용서해 주시던 할머니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그게 초등학교 2학년인가 되니 벌써 55년 전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어른들은 그 아픔을 당신도 느끼고, 매를 때리시는 것이 아니라 매를 맞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아프면 약을 발라주시고 밤을 새우시며 매 맞은 종아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눈물지으시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매를 때리시는 분들의 품으로 파고들던 것이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이제 세월이 모두 지나서 그런 아름다운 모습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매를 때릴 때 꼭 회초리를 들었던 어른들이나 선생님의 마음을 이제야 깨닫고 있으니 나도 어지간히 멍청한 놈인가 봅니다. 그 분들은 사랑이 가득했기 때문이고, 미움은 애초에 한 꼭지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아무리 내게 섭섭하게 자식들이 한 대도 미움은 애초부터 조금도 없는 것입니다.

 

   효경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禮者는 敬而己矣라. 故로 敬其父하면 則子悅하고 敬己兄하면 則弟悅하고 敬其君하면 則臣悅하나니 敬一人이 而千萬人이 悅이라 所敬者 寡요 而悅者 衆此之謂要道니라.”(道下今文有也者) <예란 것은 공경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그 아버지를 공경하면 자식이 기뻐하고, 그 형을 공경하면 아우가 기뻐하며, 그 임금을 공경하면 신하가 기뻐하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한 사람의 아버지를 공경함으로서 천만 사람이 기뻐하게 되고, 공경하는 자는 적어도 기뻐하는 자는 많게 되니, 이것이 이른바 효도이니라.>(금문효경)

 

   매를 때리시는 부모님의 그 사랑을 자식이 기뻐하고 부모를 공경한다면 그 세상이 곧 낙원이라는 생각이 들어갑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당신 자신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은 당신을 보내신 하느님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고,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 아버지를 잘 알고 있다면 하느님 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것이며, 아브라함도 즐거워하며 기뻐한 것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분의 말씀을 지키며, 효도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돌팔매를 맞으며 우리가 맞을 세상의 온갖 매를 대신 맞아 주십니다. 행여나 돌에 맞을까 팔을 벌리시고, 피투성이가 되어도 대신 맞아주시며, 혹 상처 입었을까봐 밤새 걱정스러운 눈길로 밤을 새우실 분이십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께 효도하며, 가장 효자이신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주님께 영광을 드리며, 주님의 말씀을 지키며 효성스러운 자식이 되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주님 저를 효성스러운 자식으로 만드소서. 제가 매일 범죄(犯罪) 하오니 종아리를 때려서라도 사람을 만드소서. 그리고 효성스런 자식이 되도록 일깨워주소서. 종아리가 터지도록 가르쳐 주소서. 주님!! 

                        

                                ~이 창순 야고보 선생님의 묵상글 ~    

                          


 

                               -순교자와 함께하는 하루-

 

하느님께 대한 지극한 사랑에 불타 올랐으며 겸손과 인내도 뛰어났습니다.

자기도 가난하면서 궁핍한 이들을 자주 도와주었습니다. 그는 고집 센 아내를

기도와 권고로써 하느님께 돌아오도록 했고, 많은 외교인에게 미신을 떠나

천주교를 받아들이는 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 조명철 가를로 

 

     (김대건 신부의 조선 순교사와 순교자들에 관한 보고서 중에서)

 

 

 


   

출처 : 사랑이 머무는 자리
글쓴이 : 요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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