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8년 3월 12일 사순제 5주간 수요일

도구 Ludovicus 2008. 3. 12. 22:35

 

 

                   

                      2008년 3월 12일 사순제 5주간 수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8,31-42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당신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32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33 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아무에게도 종노릇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 ‘너희가 자유롭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까?”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 35 종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르지 못하지만, 아들은 언제까지나 집에 머무른다. 36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면 너희는 정녕 자유롭게 될 것이다. 37 나는 너희가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너희는 나를 죽이려고 한다.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을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38 나는 내 아버지에게서 본 것을 이야기하고, 너희는 너희 아비에게서 들은 것을 실천한다.”

39 그들이 “우리 조상은 아브라함이오.” 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면 아브라함이 한 일을 따라 해야 할 것이다. 40 그런데 너희는 지금, 하느님에게서 들은 진리를 너희에게 이야기해 준 사람인 나를 죽이려고 한다. 아브라함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41 그러니 너희는 너희 아비가 한 일을 따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우리는 사생아가 아니오. 우리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느님이시오.”

4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하느님께서 너희 아버지시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할 것이다.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와 여기에 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다.”

 

 

 

     억울하고 속이 상하고 기분 나쁘고 울화가 치밀어서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환장 하겠다.’라고 말합니다. 벌써 33년 전 이야기입니다. 내가 대전으로 처음 직장을 옮기고 이사를 가려고 하였을 때 고향에서는 20만 원 짜리 전세를 살았습니다. 그런데 대전에서는 150만원을 주어야 산동네 독채 전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과 아이들 모두 열 식구나 되는 대가족은 아무래도 무리였습니다. 공무원을 하던 우리 내외는 그만한 돈을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빠듯한 생활에 동생들의 학교 등록금을 내느라고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고, 우리 부부의 봉급을 모두 합해야 한 달에 12만원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돈을 빌려 준 사람이 있어서 전세를 얻고, 매달 그 돈을 나누어서 갚아 나갔습니다. 그 때 처음 생긴 보너스는 전부 빚을 갚는데 들어가고, 생활비는 한 푼도 여유가 없었습니다.

 

   전기 통닭구이를 아내에게 처음으로 사 주었을 때 그렇게 맛있는 요리는 평생 처음 먹어 보았다고 하면서 정말 수십 년도 넘게 그 얘기를 곱씹을 만큼 우리는 가난했던 때였습니다. 아직 갚을 돈이 남았는데 벌써 이사 온지 일 년이 되었습니다.  집주인은 어김없이 전세를 백만 원을 올려서 살던지 아니면 집을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은행에 대출을 받고, 사채를 얻고, 돈을 보태서 그렇게 전세금을 마련하고 일 년 내내 정말 한 푼의 여유도 없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100만원을 올려서 350만원으로 올려 달라는 것입니다.

 

대전의 변두리에 큰 저택에서 살고 있던 집 주인 집을 새벽에 걸어서 찾아갔습니다. 한 시간을 걸어서 찾아간 주인은 아주 냉정하게 잘라 말했습니다. “전세금을 올려주든지, 아니면 집을 비우라.” 아침도 먹지 못하고 그 집에서 걸어 나오면서 동쪽에서 밝게 떠오르는 아침 해가 나를 어지럽게 하였습니다. 정말 환장할 일이었습니다. 하늘이 노랗고, 빨간 별이 보여서 버스를 타려고 큰길까지 나왔다가 길옆에 쓰러졌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흔들어 깨워서 정신을 차려서 일어나면서 입술을 물어 깨물었습니다. 비린내 나는 내 피를 마시며 ‘빨리 집을 사서 다시는 이 수모를 겪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뒤에 4년이나 지나서야 나는 겨우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환장’(換腸)이라는 말은 <장이 모두 바뀐다.>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본래는 환심장(換心臟)이라는 말의 준 말이라고 합니다. 내 심장과 오장이 모두 바뀌어 제 자리에 있지 않는다는 말이랍니다. 사람의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모두 제 자리에서 제 기능을 다해야 정상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잘 수행해야 어느 특정 부분만 잘 된다고 그 사람이 잘 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우기고, 잘못된 잣대로 판단하고, 그런다면 그건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이미 그렇게 산 사람들이 많고, 이미 그렇게 피해를 본 사람도 많고, 이미 그렇게 가슴 아픈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사람들에게 진리를 말해 주어도 믿으려 하지도 않고 오히려 진리를 말한다고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을 대하시는 주님은 정말 환장할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시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심판하고, 하느님을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고 있으니 정말로 환장할 노릇입니다. 자식이 아버지를 부정하고 스스로 내어났다고 한다면 누가 그 말을 믿겠습니까? 평생을 우물 안에만 살고 있는 개구리가 우물 밖의 세상을 어찌 알겠습니까? 그래서 바다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도 없고, 소가 배부르고 큰지 알지도 못합니다.

 

정중와(井中蛙)는 바로 예수님께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고 하느님을 믿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사람들이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마음을 달래시는 예수님은 환장할 일입니다. 나도 바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억지소리를 해대고, 그 분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매번 배반하는 말썽꾸러기랍니다. 사순절에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말썽꾸러기랍니다. 젊어서 결심한 것은 모두 사라지고 무사안일(無事安逸)에 젖어 있는 철부지랍니다. 주님, 용서해 주시고 제발 철 좀 들게 해 주십시오. 제발 정신 좀 차리게 해 주십시오.

 

 

                          ~ 이창순 야고보 선생님의 묵상글 ~

 


 

                          -순교자와 함께하는 하루-

 

“신부님들이 조선에 온 목적은 하느님의 영광을 더 크게하고 사람들

에게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며 섬김으로써 영혼을 구하도록 가르치고

그렇게 함으로써 죽은 후 영원한 지옥벌을 면하고 천당에서 무한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유용선 아우구스티노-

(김대건 신부의 조선 순교사와 순교자들에 관한 보고서 중에서)

 

 

 

 


   

출처 : 사랑이 머무는 자리
글쓴이 : 요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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