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8년 2월 24일 사순 제 3주일

도구 Ludovicus 2008. 2. 24. 08:44

 

 

                          2008년 2월 24일 사순 제 3주일


                        <솟아오르는 영원한 생명의 샘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4,5-42<또는 4,5-15.19ㄴ-26.39ㄱ.40-42>


그때에 5 예수님께서는 야곱이 자기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시카르라는 사마리아의 한 고을에 이르셨다. 6 그곳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그 우물가에 앉으셨다. 때는 정오 무렵이었다.

7 마침 사마리아 여자 하나가 물을 길으러 왔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하고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8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고을에 가 있었다.

9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사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 상종하지 않았다.

10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11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두레박도 가지고 계시지 않고 우물도 깊은데, 어디에서 그 생수를 마련하시렵니까? 12 선생님이 저희 조상 야곱보다 더 훌륭한 분이시라는 말씀입니까? 그분께서 저희에게 이 우물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물론 그분의 자녀들과 가축들도 이 우물물을 마셨습니다.”

13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14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15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목마르지도 않고, 또 물을 길으러 이리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선생님, 이제 보니 선생님은 예언자시군요. 20 저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네는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말합니다.”

21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아,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이 산도 아니고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22 너희는 알지도 못하는 분께 예배를 드리지만, 우리는 우리가 아는 분께 예배를 드린다. 구원은 유다인들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23 그러나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 24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25 그 여자가 예수님께, “저는 그리스도라고도 하는 메시아께서 오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분께서 오시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 주시겠지요.” 하였다. 26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29 그 고을에 사는 많은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40 이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님께 와서 자기들과 함께 머무르시기를 청하자, 그분께서는 거기에서 이틀을 머무르셨다. 41 그리하여 더 많은 사람이 그분의 말씀을 듣고 믿게 되었다. 42 그들이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믿는 것은 이제 당신이 한 말 때문이 아니오. 우리가 직접 듣고 이분께서 참으로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알게 되었소.”

 

 

                                            수어지교(水魚之交)


   나는 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혈관이 가늘고, 혈관 벽이 두꺼워 본태성으로 혈압이 높은 사람입니다. 40대부터 혈압이 급격히 높아져서 아침저녁으로 약을 먹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할 형편이 되자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혈압에 대하여 좋다는 것은 다 추천해 줍니다.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름진 음식보다는 담백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도 했고, 고기보다는 생선을, 짜지 않고 싱겁게, 양파를 많이 먹고, 파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차도 감잎차가 좋고, 커피나 홍차처럼 카페인이 없는 것으로 마시고, 피를 맑게 하는 데는 다시마나 미역이 최고로 좋다고 했습니다. 뽕잎도 좋다고 했고, 탄산음료는 좋지 않다고도 하고, 무슨 단방약이 그렇게 많은지 정말 셀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그런 것을 젊어서는 많이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피를 맑게 하려면 물이 최고라고 하였습니다. 약을 먹은 뒤로 혈압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어떤 때는 음식에 더 많이 신경 쓰고 사느라고 맛있는 것을 먹지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도 먹고, 물은 정말 많이 마십니다. 그래서 유난히 화장실을 자주 갑니다.

 

   그래서 신장에는 많은 무리가 오는지 모른다고 걱정하면, 의사는 물은 많이 마셔도 좋다고 합니다. 생수나 보리차와 같은 물을 계속해서 마십니다. 이제는 물에 중독이 된 사람처럼 물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수어지교(水魚之交)란 말이 있습니다. <물과 물고기와 같이 도저히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말입니다. 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관계에 비유한 말입니다. 삼국지에 보면 유비가 제갈공명을 만나 물고기가 물을 만났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관우와 장비가 질투해서 공명을 보고, ‘물이 온다. 물이다.’라고 비아냥거리는 대목이 나옵니다. 어수지친(魚水之親)이라고도 하고, 부부 사이나 남녀가 매우 사랑하는 것을 어수지락(魚水之樂)이라고도 한답니다.

 

   우리 인간은 70%가 물로 생명을 이룬다고 하니까 물이 없으면 안 되겠지요. 그래서 언제나 물을 찾습니다. 물을 항상 마셔도 목이 마릅니다. 목이 마르지 않고, 언제나 갈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없고, 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봅니다. ‘내 안에 주님께서 주시는 물이 마르지 않는 샘(천-泉)이 되어 생명의 물이 솟아나고 있는가? 나는 전혀 목마르지 않은가?’

 

   솔직하게 고백하면, 나는 아직도 목마르고, 아직도 갈증으로 애태우고 있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결핍을 느끼고, 불만족스럽답니다. 영원한 생명을 찾아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 솔직한 나의 고백입니다. 믿음도, 사랑도, 행복도, 건강도, 목마름도, 언제나 채워지지 않고, 그냥 주변만 맴돌 뿐이랍니다. 주님께 매달려도 나는 언제나 눈물만 나오고, 가슴은 아프고, 점점 초라하고 비참할 뿐이랍니다. 그래서 주님을 원망할 때가 더 많답니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라고 하면서도 이제는 자신감마저 없어지는 듯합니다. 주님을 만난 사마리아 여인이 부럽습니다. 그분께 물을 떠서 드리며 주님을 믿고 따르며 영원한 생명을 갖게 되어 행복해 하는 사마리아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부러워한다는 것은 그만큼 갈망(渴望)도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더 복음에 매달리는지도 모릅니다. 영원한 생명보다는 주님과 어수지친(魚水之親)으로 살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게 되길 매일 기도할 뿐입니다.

 

 

                                       -순교자와 함께 하는 하루-

 

저 역시 신병중이라 먹기 싫은 음식을 억지로 먹으면서 일을 보았고, 마음속의 두려움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김대건 신부의 열여섯 번째 편지 중에서)   

   
~ 이창순 야고보 선생님의 묵상글 ~  
    

 

 


  


출처 : 사랑이 머무는 자리
글쓴이 : 요안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