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25 Scenes from the Life of Christ: 9. Raising of Lazarus-GIOTTO di Bondone 1304-06.Fresco, 200 x 185 cm.Cappella Scrovegni (Arena Chapel), Padua
12월 17일 대림 제3주간 월요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창세기 49, 1 - 2. 8 - 10
임종이 다가오자 야곱은 아들들을 불러모아 유언을 남깁니다.
유다의 종족 중 다윗 가문에서
메시아의 왕권이 탄생하리라는 것을 알게 된 야곱은
그 권한에 대해 아들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그 메시아의 왕권은 한 백성의 역사적 사건을 초월하는 권한이며
자비로운 하느님의 권한과 사랑의 상징인 것입니다.
야곱은 오늘 말씀 말미에 이런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유다에게 조공을 바치고
민족들이 그에게 순종할 때까지,
왕홀이 유다에게서 지휘봉이 그이 다리 사이에서 떠나지 않으리라”..
이 이야기는 왕의지팡이가 유다 가문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곧 메시아가 유다 지파의 다윗 가문에서 나시면
온 세상의 만백성이 그 분에게 순종하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앞으로 다가오실 메시아께서 어떤 분이신지
야곱은 아들들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들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위대한 분이 가난한 모습으로 오실 것입니다.
온 인류가 그 분의 발치에 엎드려서 섬기게 되는데
정작 그 분은 너무나 약한 모습으로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채 우리에게 오십니다.
그렇하기에 더더욱 크신 분..
주님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도 가난하고 비워지고
그래서 커지도록 만들어야겠습니다.
복음 마태오 1, 1 - 17
마태오복음 첫 장에 나오는 이야기는 바로 예수님의 족보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유다인들을 상대로 전교를 하던 분이십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이 기다리던 다윗의 후손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족보를 앞에 놓은 것입니다.
족보란 과거입니다.
우리 중에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과거를 다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것은 자신의 과거가 부끄럽다고 생각을 하거나,
자신의 과거가 드러나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은
짐짓 자신의 지난날을 미화하기까지 합니다.
올해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학력위조 사건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타난 기현상이 아닐까요?
어쨌든 그런 사람들은 과거의 흔적을 없애고 싶어 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 과거란 것이 그렇게 쉽게 흘러가고 잊어지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과거는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과거는 단순히 시제상으로 '였다'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를 지배하는 '이다'라는 것입니다
지난날에 발목이 잡혀 현재의 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고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나의 정체성을 알려주는 과거를
모두 무시하는 것도 건강한 태도는 아닙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물론 현재도 중요하고 미래는 더더욱 중요합니다.
하지만 뿌리 없는 나무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신앙의 뿌리는 저 위로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
하느님의 자손임을, 그 정통성을 확인할 수 있는 단초가 됩니다.
족보가 옛날 이름으로 끝이 난다면 현재엔 아무 의미가 없겠지요
족보는 지금도 바로 이 순간에도 씌여집니다.
예수님 오실 날을 기다리며
예수님의 뿌리, 우리 신앙의 뿌리에 대해
다시 한 번 묵상하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저희에게 늘 새로운 의미를 주시는 우리 주 예수님.
저희는 대림시기를 맞이하며 각자 소망하는 바도 있었고
이번 대림시기를 기점으로 스스로 변화하고자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는 금연을 다짐하고, 금주를 생각하고
누군가는 좀두리 쌀을 모으듯 자선행위를
또 누군가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이런저런 실천으로 4주간을 풍요롭게 보내리라 결심했던 저희들이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특별히, 이번 대림을 통해
주님께서 저희들 신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시길
간절히 바라나이다.
예수님, 그런데
온 세상이,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들로 넘쳐난다며
조금은 의기소침하고 조금은 의욕을 잃어가는 모습이
저희 안에 있나이다.
그러나, 주님께서 저희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주시어
비록 어려운 세상이지만
당신께서 이미 하신 일을 저희가 볼 수 있게 해주시고
그 안에서 저희가 더 많이 희망하고
더 많이 기대하고
저희 또한 작고 약한 힘이나마 보탤 수 있도록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아멘.
- 평화방송 기쁜소식 밝은세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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