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9일 대림 제2주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이사야 11, 1 - 10
오늘 독서 말씀은,
하느님의 성령과 이 성령을 받은 메시아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십니다.
하느님의 성령은 지혜와 슬기를 주는 영이고
경륜과 용기를 주는 영이며
주님을 알게 하고 주님을 두려워하게 하는 영입니다.
우리는 이미 성령께서 주시는 일곱 가지 은사를 알고 있습니다.
지혜와 슬기,
통달과 깨달음,
의견과 일깨움,
지식과 앎,
공경과 받듦,
경외와 주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지요.
주님을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히 무서워하는 마음이 아니라
공손을 다하여 경외한다는 것으로서,
이것은 지혜, 통찰, 지식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성령을 받은 이상적인 메시아는
하느님께 기원을 두고 하느님의 영을 받은 메시아입니다
이 메시아는 가난한 사람들의 재판을 정당하게 해주고
소외된 사람들의 시비를 올바로 가려주는 이상적인 메시아입니다.
그는 가난한 이들과 천민들의 아픔을 귀담아 들으시고
그들의 송사를 해결해주십니다.
오늘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을 맞이했습니다.
다른 이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알며
그 아픔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마음이
인권을 생각하는 시작점입니다.
내 손 끝에 박힌 작은 가시에는 벌벌 떨면서
다른 이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에는
너무나 무심한 우리들...
우리들의 이 무심함에
주님께서는 성령의 은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시고
주님을 경외하는 그 마음으로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게 해주십니다.
복음 마태오 3, 1 - 12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요한은 광야에서 외칩니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그리스 말로 ‘회개’란 단어의 본디 의미는
‘뒤를 돌아보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도 경쟁자에게 뒤쳐진다고 조바심을 내는
현대인들에게 뒤를 돌아보라니...
현대에 세례자 요한이 이런 외침을 하신다면
아마도 시대에 동떨어진 사람취급을 당할지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앞을 내다보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이렇게 바쁜지,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지에 대한 물음엔
선뜻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하여 열심히 산다고 하는 사람부터
마지못해 살아간다고 하는 사람까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과 목표는 나름대로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어느 하나도
자신의 존재 의미를 채워 줄 만한 대답이 될 수 없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이내 허무해지고 맙니다.
우리가 왜 살아가며
또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려면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 달린다. 그러나 길이 아니다.”라는 라틴 속담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삶은 위험천만할 수 있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이
스스로 왜 달리는지 그리고 어디로 달리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아무리 잘 달려 보아야 무의미한 달리기가 될 것입니다.
뒤를 돌아본다는 것은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게 해주며,
그동안 간과했던 삶의 모습들을 찾아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력으로는 새해를 시작했고
세상의 달력으로는 한 해를 마감하는 시기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다의 광야에도 겨울이 왔겠지요?
삭풍이 몰아치는 황량한 벌판에
세례자 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두르고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 주님을 기다립니다.
그가 광야에서 외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라구요.
우리가 달려가는 이 길이 과연 주님의 길인지,
아니면 욕심과 허명에 들뜬 세상의 길인지
잠깐 달리던 속도를 늦추고 돌아 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저희에게 회개를 일깨우시는 우리주 예수님.
주님 만날 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데
저희는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하나,
고민하고 기도하는 중에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는 자못 추상과도 같습니다.
당대, 교리적 지식으로 무장하고
만인의 떠받듦을 받던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에게
요한께서는 큰 소리로 꾸짖으십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대림시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 위해
저희는 판공성사표를 앞에 두고
통회와 성찰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회개에만 그친다면
과연 성령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내가 뉘우친 만큼,
내가 깨달은 만큼,
다시는 같은 죄를 범하지 않고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소외된 이웃의 인권을 돌아보고
그들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가 되지 않겠습니까?
저희를 위해 조금씩 다가오시는 우리주 예수님.
저희가 남은 기간, 진정으로 뉘우치고
주님의 길을 걷기위해
다시 한 번 마음으로 다잡을 수 있도록
저희에게 지혜를 심어주소서.
아멘.
- 평화방송 기쁜소식 밝은세상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