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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도구 Ludovicus 2007. 12. 8. 06:21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독서 창세기 3, 9 - 15.  20

우리의 머리카락 하나까지 다 헤아리고 계신 분이 아담에게 물으십니다.

“너 어디 있느냐?”

아담이 어디에 있는지,

그 물리적 공간이 궁금해서 물으시는 물음은 아니셨습니다.

‘너, 네가 있어야 할 자리,

네가 해야 할 일에 제대로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셨겠지요.

하지만 이미 불순종으로 죄를 지은 아담은

두려운 마음에 숨어서 대답합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먹었습니다.”

하느님과 아내 하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입니다.

이미 하느님은 물론 하와와도 깨어진 관계를 보여 줍니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하와 역시 책임을 뱀에게 전가합니다.


악은 하느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악은 인간들 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하느님과의 대화에서 드러나듯이,

인간의 죄와 악이란

바로 하느님의 사랑과 믿음에 대한 배신이며

왜곡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불순종과 비겁함의 죄를 일거에 씻어버리고

우리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신 이가 바로 성모님이셨고,

성모님의 순종이야말로

원죄를, 악의 머리를 발로 밟고 굳건히 서게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구원의 은총으로 불러 모으셨고

선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하지만 그 길에서 자꾸 벗어나려 기웃거리고

‘이 쪽 길이 맞단다’ 라고 타일러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에

불순종을 일삼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내 마음자리가 어느 지점에 가 있는지,

하느님께서 점검하시는 듯 합니다.

“너 어디 있느냐?” 라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복음 루카 1, 26 - 38

우리나라 만큼 나이에 연연하는 사람들도 아마 없을 겁니다.

외국에서는 유명인사나 연예인들과 관련한 기사에서

나이는 절대로 밝히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하더군요.

그의 나이가 몇이다, 라는 걸 밝히는 것은

먼저 그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하고

나이라는 외형적 조건 때문에 그가 가진 조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런 걸 보면 우리들은 참으로 일상적으로 나이를 거론하고

일단 주민등록증을 내놓고 관계를 시작하곤합니다.

고무줄나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응, 내가 빠른 65년생이야,

아니.. 나는 58년생인데 띠는 닭띠야’.. 뭐 이런 식이죠.

공동체 안에서도 나이는 핑계가 되기도 합니다.

‘어머, 구역장님, 전 나이가 너무 어려서

제가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면 자매님들이 안 따라와요,...

신부님, 제가 나이가 너무 많아서

다른 단체장님들이 불편해하십니다, ...’ 하는

나이가 많아도 걱정이고 나이가 적어도 문제인 세상입니다.


그런데요,...오늘 복음에서 용감무쌍하게도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한

성모님 그 당시의 나이는 겨우 열 다섯 정도였다고 합니다.

여인에게, 그것도 아직 어리고 어린 여인에게

하느님께서는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일을 맡기고자 하십니다.

만약 그 때 성모님께서

‘아이구 참, 하느님도 주책이십니다.

제 나이 이제 겨우 열 다섯에 시집도 안 간 처녀의 몸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하라고 하세요?

전 못해요, 못해.

그러다가 파혼당하는 건 물론이고

집안에서 쫒겨난다니까요?’ 라고 답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하느님의 뜻이 우리 인간 안에 이루어지셨을까요?


하느님의 뜻을 선뜻 받아안지 못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걸림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걸림돌 없이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혹은 적어서,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하지만 그 돌을 걸림돌이라고 내버려두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디딤돌로 만드는 이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사명..

과연 내 안의 걸림돌을 디딤돌 삼아

받아 안을 마음.. 그렇게 마음먹을 수 있으시겠습니까?


오늘도 함께 하소서

언제 어느 때고 저희를 불러주시는 하느님 아버지.

당신의 부르심에 목말라하는 저희들이지만

막상 당신께서 쓰시고자 하는 때에

쓰시고자 하는 일에는

한 발을 빼고싶어하는 저희 모습을 돌아봅니다.


왜 하필이면 지금 저를 부르시나요?

제가 한창 바삐 일해야할 시기인데

왜 하필이면 지금이죠?

왜 제가 원했던 그 일이 아니라

저 일을 하라고 하시나요?

하느님께서 제가 그토록 하고싶어했던 일을

모르시지 않으실텐데 어째서 하필이면 그 일인가요?


네.. 저희 마음 속에 메아리처럼 울려대는

저희의 부족한 말마디들입니다.


저희는 기도 중에

당신께서 원하시는대로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하면서도

막상 당신의 계획 안에

우리 삶이 좌우되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저희는 하느님의 신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하느님과 성모님과의 만남과

그 결과로 인해 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하느님의 사랑을 보게 되었고,

하느님의 존재와 그분의 의지를 이해할 수 있을 뿐입니다.


저희가 신앙 안에서 하느님을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그 만남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며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받아 안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보잘 것 없고 미소한 저 이지만

당신의 구원사업에 맞갖게 쓰일 수 있도록..

스스로 갈고 닦돌고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아멘.


- 평화방송 기쁜소식 밝은세상에서 -

 

 

 

출처 :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
글쓴이 : 요하네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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