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9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도구 Ludovicus 2009. 7. 27. 07:12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제1독서 탈출기 32,15-24.30-34

그 무렵 15 모세는 두 증언판을 손에 들고 돌아서서 산을 내려왔다. 그 판들은 양면에, 곧 앞뒤로 글이 쓰여 있었다. 16 그 판은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것이며, 그 글씨는 하느님께서 손수 그 판에 새기신 것이었다.
17 여호수아가 백성이 떠드는 소리를 듣고, “진영에서 전투 소리가 들립니다.” 하고 모세에게 말하였다. 18 그러자 모세가 말하였다. “승리의 노랫소리도 아니고, 패전의 노랫소리도 아니다. 내가 듣기에는 그냥 노랫소리일 뿐이다.”
19 모세는 진영에 가까이 와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과 수송아지를 보자 화가 나서, 손에 들었던 돌 판들을 산 밑에 내던져 깨 버렸다. 20 그는 그들이 만든 수송아지를 가져다 불에 태우고, 가루가 될 때까지 빻아 물에 뿌리고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마시게 하였다.
21 모세가 아론에게 말하였다. “이 백성이 형님에게 어떻게 하였기에, 그들에게 이렇게 큰 죄악을 끌어들였습니까?” 22 아론이 대답하였다. “나리, 화내지 마십시오. 이 백성이 악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아시지 않습니까?
23 그들이 나에게 ‘앞장서서 우리를 이끄실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저 모세라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기에, 24 내가 그들에게 ‘금붙이를 가진 사람은 그것을 빼서 내시오.’ 하였더니, 그들이 그것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것을 불에 던졌더니 이 수송아지가 나온 것입니다.”
30 이튿날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큰 죄를 지었다. 행여 너희의 죄를 갚을 수 있는지, 이제 내가 주님께 올라가 보겠다.”
31 모세가 주님께 돌아가서 아뢰었다. “아,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자신들을 위하여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32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지 않으려거든, 당신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제발 저를 지워 주십시오.”
33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나에게 죄지은 자만 내 책에서 지운다. 34 이제 너는 가서 내가 너에게 일러 준 곳으로 백성을 이끌어라. 보아라, 내 천사가 네 앞에 서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내 징벌의 날에 나는 그들의 죄를 징벌하겠다.”


복음 마태오 13,31-35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34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35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지난 7월 16일부터 24일까지 인천교구 사제단은 각종 시국문제 해결을 위한 9일 기도를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신부님들이 기도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나요?”, “신부님들이 왜 이런 문제까지 신경쓰시는거에요?” 라고 항의를 하십니다. 그러나 지금 각종 시국문제를 보면 이 땅의 어렵고 힘들어하는, 즉 소외층에 대한 아픔이 동반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신부님들이 함께 기도하자고 모였고 또한 큰 정성을 모으자는 의미로 단식기도를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단식기도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단식기도 중에 미디어법이 통과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기도하는 것이 쓸모없다고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들의 정성어린 기도를 보시고 주님께서는 당신의 뜻에 맞게 우리들을 이끌어주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까지 여러 차례 단식기도를 했지만 이번만큼 힘들었던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기간 동안 허리가 너무나 아팠거든요.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서 전에 아팠던 허리를 완전히 고쳤다고 생각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한동안 타지 못하다보니 다시 예전의 아픔이 되돌아 온 것입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기 힘든 것은 물론,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종일 허리에 복대를 대고 있었지요.

사실 자전거 타는 시간이 아깝고, 그 시간에 지금 나게 주어진 일들을 처리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프니까 기도하기도 힘들고, 강의 준비하기도 힘들며, 각종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너무나 많더군요. 결국 중요한 것은 건강이었습니다. 그 소중함을 몰랐기에, 아무것도 못하면서 고생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부터 2시간씩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불가능해보였습니다. 2시간씩이나 운동할 시간을 낼 수 있을까? 그러나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만큼은 꼭 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하니까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몸에 활력이 넘쳐나기 시작하면서 다른 일들도 생각보다 빨리빨리 진척이 되는 것입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기도할 시간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분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중에 힘든 일을 겪고 나서 후회하지 마시고, 지금 당장 기도부터 하셔야 합니다.

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행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시간이 아깝고, 다른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조그만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되고 누룩이 온통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정말로 중요한 것들이 내 안에서 큰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주님의 뜻에 맞게 생활하는 것, 그리고 건강.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이것만은 포기하지 마시고 꼭 지키도록 하세요.



겁먹지 말되, 겁 없이 살지 마라. 칭찬한다고 자존하지 말되, 자존 없이 살지 마라.(아웅산 수치)



귀찮아(‘좋은 글’ 중에서)

옛날 튀링겐의 아폴다라는 곳에 젊어지는 맷돌이 있었다. 어느 날 한 할머니가 그 맷돌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이에 맷돌질하는 인부는 할머니의 주소와 이름을 묻더니 잠시 후에 종이 한 장을 내보였다. 거기에는 할머니의 일생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었다. 인부가 말했다.

"할머니께서 다시 젊어지면 여기에 기록된 사실을 하나도 빠짐없이 차례로 반복하셔야 합니다.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서명하세요."

헛일이었다. 반드시 그대로 반복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면서 시골로 되돌아갔다.

"조금 더 살면 무엇하겠다고 또다시 옛날 일을 반복해? 귀찮아,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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