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에 가장 위대한 지휘자로 명성을 날리던
카라얀에게 오케스트라 악기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악기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답니다.
이에 카라얀은 제2 바이올린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는 보조 역할만 하는
제2 바이올린을 하려는 사람이 적고,
반면에 그 역할은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어디에서나, 또 무슨 일을 하거나 거기에는 항상
주연과 함께 조연이 있어야 하고, 또 그 뒤에 사람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무수히
많은 단역배우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여인들, 자신들의 재산으로
예수님 일행을 도왔던 여인들을 흔히
‘예루살렘 부인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여인들만
예수님 일행을 도왔겠습니까?
제 자신만 하더라도 예루살렘 부인들처럼 돈으로
도움을 받는 이들도 있지만, “기도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해주시는 이들도 있고,
또 운전으로, 노동으로, 노래로, 의술로,
요리로, 대화로, 가르침으로, 기타 특별한 작업으로
다양하게 제 사목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런 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복음서 저자가 예루살렘 부인들의 이름을 꼭 집어 기록해놓듯이
저도 저를 도와준 많은 이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