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강론.묵상

[스크랩] 뉘우침 / 김호균 신부

도구 Ludovicus 2008. 8. 12. 07:06






 

         마태오 복음 18장 1-5.10.12-14절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뉘우침     김호균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 차장)

제가 신학교 다닐 때 힘든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학업문제였고,
또 다른 하나는 인간관계였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사제의 길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다가왔습니다.

 

너무 힘겨워 공동 공부시간에 규칙을 어기고 침실에

들어갔습니다. ‘신학교를 나갈까? 말까?’ 고민을 하며

엎드려 있다가 그만 설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취침종이 울리고 동기들이 들어와 불쌍하게 엎드려 자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는 요를 깔아 저를 눕히고는

모기장까지 쳐주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설잠을 자고 있는 제 귓속으로 이런 말이

들려왔습니다.

“요즘 할매(제 별명) 힘들어하는데 우리가 도와줘야 해.

모기 안 물리고 푹 자게 우리가 잠자리를 봐주자.”

 

그 말을 들으며 때때로
“저 녀석만 없으면 신부되는 것은 일도 아닌데”라며

미워했던 속 좁은 마음은 이내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날 밤 저는 신학교 들어온 이후

가장 깊은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하늘 나라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는

느낌을 가지면서 말입니다.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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