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8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일 가해

도구 Ludovicus 2008. 7. 27. 06:09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7월 27일 연중 제17주일 가해

제1독서 열왕기 상권 3,5-6ㄱ.7-12

그 무렵 5 기브온에서 주님께서는 한밤중 꿈에 솔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느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솔로몬이 대답하였다. 7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당신 종을 제 아버지 다윗을 이어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만,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 백성을 이끄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8 당신 종은 당신께서 뽑으신 백성, 그 수가 너무 많아 셀 수도 헤아릴 수도 없는 당신 백성 가운데에 있습니다.
9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느 누가 이렇게 큰 당신 백성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10 솔로몬이 이렇게 청한 것이 주님 보시기에 좋았다.
11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12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너 같은 사람은 네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제2독서 로마 8,28-30

형제 여러분, 28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29 하느님께서는 미리 뽑으신 이들을 당신의 아드님과 같은 모상이 되도록 미리 정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 아드님께서 많은 형제 가운데 맏이가 되게 하셨습니다. 30 그렇게 미리 정하신 이들을 또한 부르셨고, 부르신 이들을 또한 의롭게 하셨으며, 의롭게 하신 이들을 또한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



복음 마태오 13,44-52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46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47 또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49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인천 가톨릭 대학교 초창기에 있었던 사건 하나를 말씀드립니다. 그 사건의 주인공은 이미 신부가 되어 있지만, 제 기억에 워낙 강하게 남은 사건이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997년 인천신학교가 개교를 하면서 첫 해 신학생들은 등산로 개척을 위해서 또한 건강을 위해서 뒷산을 자주 올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루는 어떤 신학생이 무엇인가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칡이라고 주장을 하더랍니다. 다른 신학생들 모두 칡이라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그런가보다 싶었고 또 먹어도 된다는 말에 서로 나눠 먹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어요. 글쎄 먹은 것은 칡이 아니라, 나무뿌리였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나무뿌리를 건강에 좋은 칡이라고 철석같이 믿은 한 신학생이 결국 한 밤중에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고 말았습니다.

문제의 사건은 병원에서 생겼습니다. 배가 너무 아파서 누워 있는데, 의사가 진찰을 하더니만 ‘급성맹장’이라면서 지금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이 신학생은 아주 힘들게 이야기했지요.

“선생님, 저 맹장수술 했어요.”

그러자 의사 선생님께서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맹장도 재발 하냐?”

물론 의사 선생님께서 농담 삼아서 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칡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나무뿌리를 먹고, 맹장수술 한 것을 몰라서 다시 맹장수술을 할 뻔 한 것 모두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제대로 알지 못하면 값진 보물을 깔고 앉아도 그것을 알 턱이 없겠지요. 그런데 사실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값진 보물을 주셨습니다.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늘나라라는 보물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하늘나라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게 와 있어도 좋아하지도 또 감사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하늘나라를 제대로 알 수 없을까요?

바로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하려는 우리들의 마음 자세 때문입니다.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시기에는 한 달 내내 금식을 한다고 하지요. 또 하루에 다섯 번씩 메카를 향해서 기도합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헌신하는 그들에 비해서 우리들의 정성은 과연 어떤가요? 주일미사 참석 한 번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우리들, 작은 희생과 봉사를 통해서 남들보다 더 큰 은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우리들. 그러면서 내 인생에 어려움이 생길 때에는 가장 먼저 하느님을 원망하는 우리들입니다. 이러한 마음 자세 때문에, 우리들은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은 하늘나라를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밭에 숨겨진 보물의 비유 뒤에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상합니다. 하늘나라를 값나가는 진주에 비유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이라고 말씀하시니까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의 모습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란 현재보다 더 가치 있는 것, 귀한 것, 의미 있는 것을 구하는 삶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즉, 하늘나라를 산다는 것은 부귀영화를 누리고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이라기보다, 삶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려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열심히 온 맘과 정성을 다해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치열하게 찾는 그 사람 속에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이제 내 곁에 과연 하늘나라는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말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추구하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살고 있었나요? 그래서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늘나라를 내 안에서 완성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요?

이 물음에 하나씩 답변해 나가면서 하늘나라에 다가서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편하게 신앙생활하려는 안일한 마음을 버립시다.



너나 잘 하세요(이외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중에서)

오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고전들 속에는 인간이라면 반드시 새겨두어야 할 가르침이 담겨 있다. ‘춘향전’에는 절개를 지키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고 ‘심청전’에는 효성을 다하라는 가르침이 담겨 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고전의 가르침을 춘향이나 심청이가 신다 버린 버선짝으로 취급하면서 살아가는 여자들이 부지기수다. 변사또 수청은 넙죽넙죽 잘 들어주면서 결혼은 반드시 암행어사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자들도 있고 앞 못 보는 아버지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결혼은 반드시 임금님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자들도 있다. 그러면서도 방자가 춘향이를 넘보면 죽일놈이라고 생각하고 심봉사가 현모양처를 기대하면 꼴불견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향단이면서 이몽룡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자기가 뺑덕어멈이면서 임금님에게 꼬리를 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언제나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옳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금언을 들으면 즉시 친절한 금자씨의 ‘너나 잘 하세요’라는 대사로 되받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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