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강론.묵상

[스크랩] 연중 제10주일/ 따스함으로의 초대/이승준 신부

도구 Ludovicus 2008. 6. 8. 07:14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마태 9,9).

오늘 복음은 마태오를 부르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리였던 마태오. 그는 당시 유다인 공동체에서

손가락질과 멸시를 받는 대표적인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사람들이 좋은 말, 따뜻한 말을 전해줄 리가

 없었음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었습니다. 무시하는 듯한 말투, 비하하고 비꼬는 듯한 말을 들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의 모습. 하지만 그는 분명, 마음속으로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 인격적으로 다가서는 말과 표현을

 갈망하였을 것입니다.

이런 그에게 말을 건네시는 예수님. 단순히 말을 붙여주시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동행할 것을

권하시는 예수님의 이 모습에서는 여타의 사람들이 마태오를 부르고 대하는 것과는 다른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마태오에게 그런 따뜻함과 믿음을 느끼게 해 준 것일까요” 아마도 이런 미묘한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세리 마태오’를 보며 사람들은 ‘세리’에 중심을 두었던 것이고 예수님은 ‘마태오’ 에 보다 더 큰 초점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겉모습과 고정관념을 통해 그를 ‘세리’로, 죄인으로 규정지었지만, 예수님은 ‘인간’

 마태오에 중점을 두셨습니다. 즉, 예수님은 겉으로 드러난 세리라는 신분으로 인해 표출되지 못하고 내면에

 감춰져 있던 마태오의 변화의 가능성과 희망을 높이 평가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마태오에게 있어서 예수님과의 이 짧은 만남과 그분을 따르게 됨은 곧 인생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마태오에게 마치 제 1독서에서 말하는 ‘땅을 적시는 봄비’와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신

분이십니다. ‘세리’라고 불리면서 척박하게 된 땅에 내린 이 봄비는 그에게 숨어있던 소중한 ‘존재’를 찾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마태오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한 회개의 삶이 이루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도 나를 또는 다른 이들을 바라볼때, 오해와 고정관념으로 얼룩진 ‘겉모습’에 집착하여 소중한 ‘내면’을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내면의 모습이 올바로 변화된다면 겉모습 역시 자연스레 변화되지만, 내면은

가다듬지 않은 채 겉모습에만 집착한다면 언젠가 더 흉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우리 역시

진정한 회개를 향한 마음 깊은 따스함을 추구하는 삶으로 나아갑시다.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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