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믿음
【신앙의 핵심】
♣ 교리서란 무엇인가 ♣
1993년 초 인도를 여행할 때, 어떤 사람이 내게 한 권의 책을
선물했다.
그 책은 거기서 ‘베스트셀러’였다.
그 제목은 『아빠, 내가 힌두교도야?』였다.
힌두교에 대해서, 자기 아버지에게 소년이 질문을 던진다.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힌두교도를 위한 일종의 ‘교리서’
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흥미를 갖고 있는 듯 하였다.
나는 이 책을 미국의 어느 상점에서도 발견했다.
이것은 ‘시대의 징표’가 아닐까? 오늘날 자기 종교에 대한, 보다
깊고 넓은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만이 아니다.
오늘날 기술과 통신을 통해서 점점 더 작아져가고 있는 세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자기 자신의 뿌리와 자기 자신의 삶이 그 위에
서 있는 토대를 찾고 있다.
그리스도교 초창기부터 이러한 종류의 책들이 있어왔다.
이 책들은 뒤에 가셔야 비로소 ‘교리서敎理書’라고 불리어졌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은 같았다.
즉, 그리스도교 신앙의 토대를 놓고 다지는 것이었다.
그리스도교 신앙에 대한 짧으면서도 일목요연한 개설서는, 신앙을
전수해온 오랜 경험의 결과이다.
물론 어떤 책도 신앙의 살아있는 생생한 경험을 대치할 수는 없다.
다만 그에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리스도와의 친교 그리고 신앙에서 나오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교리교육이 가르쳐야할 대상들이다.
탁월한 교리교사였던 교황 요한 바울로 1세는 그의 교리서
(『우리 자녀들을 위하여』, 독일어판 1992)를 다음과 같이 말로 그
어머니에게 헌정하였다.
‘나의 첫 번째 교리교사였던, 사랑스러운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그렇다고 해서 ‘교리서’들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신앙을 전해주기 위해서 우리는 그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에 대한 짧으면서도 일목요연한 개설서가 필요
하다.
불확실성과 신앙진리에 대한 무지에 당면하여, 1985년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임시 총회에서 주교들은 신앙과 도덕에 관한 가톨릭
교리를 망라하는 교리서 내지는 그 개요서가 편찬되어야 한다고
교황에게 요청했다.
즉 하나의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요청한 것이다.
이 새로운 교리서가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그 가장 중요한 목표는, 신자들 각자의 신앙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을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사랑할수록, 우리는 그것을 더욱 깊이
알려고 한다.
그리고 또한 우리는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려고 한다.
그리스도는 교리교육의 중심점이다. 그리고 그분과 친교를 맺는다는
것이 모든 교리교육의 목표이다.
교리서의 첫 번째 목표는, 모든 지식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아는 것이다(에페 3,19참조).
따라서 교리서는 신앙고백信仰告白으로부터 시작한다.
다시 말해서,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에 대해서 말하는 신경信經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 ‘신앙의 핵심’인 그리스도를 그 중심점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그분으로부터 그리스도교의 삶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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