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에 대한 증거들 †
-박상대신부-
오늘복음은 그 내용이 가지고 있는 심오함에 비해 문자적으로만 보면 좀 이해하기가 모호하며, 복음 전체가 예수님께서 혼잣말로 하신 것처럼 보인다. 즉 삼단논법적인 논리적 기술로 본다면 무언가 내용이 잘 맞지 않고, 증거가 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증거를 내세우며 그 위에 또 다른 증거를 내 세우는 것 같은 오류 즉 논점 상위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복음을 잘 묵상해 보면 예수님의 성서 전체에 대한 말씀을 이 글에서 다 요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요한 복음사가는 그가 묵상한 내용을 진지하게 전달하려는 열정이 함축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오늘의 예수님 말씀은 예수께서 행하시는 모든 기적들을 보고도 파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고운 눈으로 보지 않고 시기와 질투의 불신 늪에 빠져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나온 말씀이다. 그들은 자기네들의 인기와 명성이 예수 때문에 실추되는 것 같아서 예수께 망신을 주고 예수의 가르침과 기적들을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으로 하고 있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반론이 오늘 우리가 듣고 있는 복음 내용이다.
그들이 가장 존경하고 위대한 순교자로 알고 있던 세례자 요한이 당신에 대해서 한 증언들을 먼저 내 세우시고 그 다음에는 구약의 모세와 모든 예언자들의 가르침과 예언이 바로 당신께 대한 것임을 주장하신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증언은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말씀과 행적들은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시키시는 대로하는 것뿐이지, 내가 내 사리사욕을 위하여 또는 내 인기와 명예를 위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신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들이 알아들을 이가 없다는 것도 아시고는 답답해하시는 표현이 나온다. "너희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은 적도 없고 모습을 본 일도 없다. 더구나 아버지께서 보내신 이를 믿지 않으므로 마음 속에 아버지의 말씀이 들어 있지 않다."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이 들어 있지 않다는 오늘복음은 오늘날이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사실 의심과 불신의 눈초리로 사물이나 사람을 보기 시작하면 한없이 네가티브하게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흔히 남이 잘 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잘한다고 칭찬해줘야 하는데 자기의 적수나 자기의 경쟁상대가 잘하는 것은 인정하기 싫어하고 보기도 싫어하는 못된 심보가 있다.
그 예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의 경쟁상대가 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나 기적들은 모두다 그네들의 전공분야를 침범하는 월권행위라고 생각한 것이다. 즉 자기네 밥줄을 끊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그러니까 악착같이 예수를 모함하거나 부인하려고 애쓰는 것이었다.
"너희는 성서 속에 영원한 생명이 있는 것을 알고 파고들거니와 그 성서는 바로 나를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
세상에 가장 답답한 것은 바로 이런 경우이다. 영생을 얻는 길을 가르치는데 그 말은 듣지 않고 영생을 달라며 봉창 두들기는 소리만 하는 경우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하나서부터 열까지 틀린 말씀이 없고, 바로 예언자들의 말을 실현하고 그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해석해주는 데도 눈에 콩 꺼풀이 씌어진 그들은 그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만이요 이것이 바로 자기 잘난 멋에 사는 사람들의 소아병적인 증세이다. 그것도 아주 중증의 경우인 것이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하느님의 말씀이 제대로 들릴 이가 없는 것이다. 계명이 무서워서 억지로 지키는 것과 계명을 사랑으로 받아들여서 옳게 사는 것과는 천지 차이가 나는 것이다.
"너희가 모세의 글도 믿지 않으니 어떻게 내 말을 믿겠느냐?" 이것은 부자와 나자로의 비유에서도 나오는 표현이다. 너희가 모세와 다른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았는데 죽었던 나자로가 다시 살아나서 어떤 말을 한다고 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이 일상의 진실과 정의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한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 와서 드높은 이상과 진리를 외친다고 해도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는 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오늘의 복음은 처음에 읽기엔 무슨 소리인지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하겠지만, 한 구절 한 구절 정성을 들여 읽어보면 모든 말씀이 참으로 우리 인생의 진리이며 우리들의 삶의 깊은 내면까지 꿰뚫고 있는 말씀들이다. 한 줄도 그냥 넘어가기엔 아까운 말씀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요한 복음의 특색이기도 하다.
오늘 복음의 결론은 예수님은 생명의 말씀을 가지고 오신 분이시고 진정한 구원자이시며 모든 성서의 가르침과 예언의 말씀들의 핵심과 목적이 바로 그리스도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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