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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순 제4주일 / 마음의 눈으로 / 김선류 신부

도구 Ludovicus 2008. 3. 2. 14:38

[사순] 123. 십자가 지고 가시는  
 
 
 
여름 철 마루에 누워 하늘을 바라볼 때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하늘과 우리
사이에는 이물질이 쌓이고 더 이상 하늘의 별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눈에서 멀어진 별은 어느덧
마음속에서도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매연과 공기의 이물질이 하늘을 가리어 버리듯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이물질은 하느님을 볼 수 없게 가리고 있습니다.
아는 것이 많아지고, 교육 수준도 높아졌지만 정작 하느님의
순수함과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우리입니다. 이러한
우리 모습이야말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온갖 지식과 우리만의 가치 기준으로 예수님을 외면하고
있는 우리, 많은 것을 알고 쌓아가고 있지만 그 잣대에
갇혀 사랑하지 못하고, 진리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형제자매여러분,

참된 진리는 눈에 보이는 것도, 단순히 법으로 판단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사랑의 마음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느끼고 탄복하는 가운데 볼 수 있는 무엇입니다.
비록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하늘 가득한 별을 다시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단순히
법조문이 아니라 참된 하느님의 뜻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안식일에 사람을 고치신 예수님, 분명 법 규정으로
보았을 때 잘못된 행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생을
장님으로 빌어먹을 수밖에 없었던 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의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 훨씬 더 값지고 아름다운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율법의 근본정신일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을 진정 바라보길 원한다면 마음의 눈으로,
선입관 없이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보이지
않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예수님에게서 또 세상에서
참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선입관 없는 마음의 눈으로,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들 안에서 예수님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넌 그런 사람이니까, 넌 내가 잘 아는 사람이니까,
또는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이 모든 생각은 이웃 안에
숨어있는 하느님을 가리는 이물질과 같은 것입니다.
 
어느 누구라도 사랑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
있는 곳이라면 반드시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오늘 마음의
눈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느끼고, 하느님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주님, 눈으로 당신을 직접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순수한 마음 안에서 아버지를 느끼고 또한 믿습니다.
오늘 선입관 없는 마음의 눈으로 우리의 이웃에게서 당신
사랑을 느끼고 바라볼 수 있게 하고서. 아멘.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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