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이 이간질하는 사람들입니다. 서로 붙어서 사랑하면서 살지 못하게 중간에서 훼방을 놓는 사람들이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잘하는 것을 봐 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험담을 늘어놓고, 사람들을 아프게 하면서 자신이 가장 잘나고 똑똑한 사람인양 사는 사람들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에서처럼 남이 잘되는 꼴을 봐줄 수 없는 사람들을 가장 나쁜 사람들로 여기고 그런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고 치지도외시 합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는 종자 볍씨는 참으로 소중합니다. 종자 볍씨를 ‘씨 나락’이라고 합니다. 농부들은 가을에 추수한 다음에 가장 잘 마르고 알이 좋은 것으로 골라 씨 나락을 삼습니다. 그래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벌레나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도록 질긴 한지로 종이봉투를 만들어 사랑방 대들보에 잘 매달아 둡니다. 씨 나락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종자 씨가 아니라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내일의 희망인 것입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씨 나락으로 밥을 지어 먹지 않습니다. 씨 나락을 없앤다는 것은 희망을 버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겨울을 지낸 후 새봄에 그 씨 나락을 소금물로 소독하여 못자리판에 뿌리는데, 그렇게 충실한 씨앗으로 뿌렸건만 발아가 잘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귀신이 씨 나락을 까먹었기 때문' 이라고 하고, 귀신이 까먹은 씨 나락은 보기에는 충실하게 보여도 못자리판에 뿌렸을 때 싹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어떤 사람들은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란 ‘귀신 시나위가락’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귀신 시나위가락’이란 ‘무당이 접신해서 신들린 춤을 추는 춤사위와 함께 무당의 입을 통해서 혼령의 원(怨)을 서글픈 가락으로 뽑아내는 노래 가락’을 말하는데 그 말이 ‘귀신 씨 나락 까먹는다.’라는 말로 와전 되었다고 합니다. 원혼이 무당의 입을 빌려서 그 원한을 풀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원한을 풀거나 축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주의 말을 한다면 얼마나 비참한 일이겠습니까?
아무튼 말도 안 되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이간질하고, 황당하게 하는 말을 그렇게 표현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악의적으로 표현하고, 마귀의 두목을 언급하면서 사람들과 이간질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앞으로 모아 둔 사람들을 헤치며 뿔뿔이 흩어지게 만듭니다. 사랑으로 같이 살게 하려는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찢어 놓으려고 작정한 사람들처럼 말합니다. 말하는 사람들은 아주 쉽게 말하지만 그 대상이 된 사람들은 엄청난 상처를 받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신앙 안에서 사랑한다는 형제자매들 간에도 그렇게 흩어 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족 안에서도 그렇고, 직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사랑한다는 부부 사이에서도 그렇고, 부모 자식 간에도 그렇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사랑을 해치고, 친교와 진실을 왜곡하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나는 주님 앞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붙이려는 노력하는 사람인지, 흩으려고 작정한 사람인지 반성해 봅니다.
~ 이창순 야고보 선생님의 묵상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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