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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현황

도구 Ludovicus 2010. 3. 8. 08:34

국내 2위 생명보험사인 대한생명의 공모가가 8200원으로 당초 희망 범위(9000~1만1000원)를 크게 밑돌았다. 그런데도 대한생명이 오는 9일ㆍ10일 공모 청약을 통해 유가증권시장 상장(17일)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5월 삼성생명에 이은 국내외 대형 생보사 상장이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거래 대금이 3조원대로 줄어든 국내 증시에 충격이 덜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삼성생명 상장까지 마치면 저평가된 국내 보험주가 재평가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 국내외 보험사 상장 러시…외국인 대한생명 편입 급할 것 없다

= 지난주 국내 기관 수요 조사 때만 해도 9500원 선으로 점쳐지던 공모가는 해외 기관 선호가 떨어지면서 추락했다.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 상장 대기 중인 알짜 금융주가 많은 탓이다.

일본 2위 생명보험사 다이이치생명이 다음달 1일 118억달러 규모 공모를 추진 중이며, 삼성생명도 5월께 3조5000억원 규모 공모가 예상된다.

중국 인민보험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고, 재보험사 차이나리도 상장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중국 보험주에는 외국 기관의 관심도 뜨겁다.

그나마 20조원 규모 기업공개(IPO)가 예상됐던 AIA가 푸르덴셜에 매각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 보험주 유통 물량이 출회되지 않는 게 다행이다.

◆ 대한생명 시총 32위권 껑충…전체 보험주 비중 시총 5%

= 일단 대한생명은 시가총액 6조8880억원으로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32위 삼성카드(시총 6조4430억원)를 제치게 된다. 공모 금액만 1조7220억원에 달한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IPO 절대규모가 월간 1조원, 상대규모가 시가총액의 0.2% 근접할 때 공급 과잉에 따른 조정국면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한생명 공모가가 더 높아졌다면 거래 대금이 3조원대로 줄어든 시장에서 수급이 위축됐을 가능성도 높다.

대한생명 지분 보유로 상장 수혜가 예상됐던 한화 계열사들은 공모가가 예상보다 16~18% 낮아지면서 선반영된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

대한생명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운용사들은 대한생명 주식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일반 주식형 펀드매니저는 삼성생명 상장을 앞두고 손해보험주부터 덜어냈듯 대한생명을 서둘러 담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한생명에 이어 삼성생명까지 상장되면 보험주 시총이 현 0.5%에서 5%까지 늘어나게 돼 장기적으로 보험주를 무시하기 어렵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해상충 문제로 삼성생명을 담을 수 없는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대한생명이나 동양생명에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 대형 운용사 본부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 거래되는 은행주가 많고 손해보험주가 워낙 저렴해 공모가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렴한 대한생명…손보주ㆍ생보주에 단기 악재

= 대한생명 공모가가 낮아지면서 삼성생명 공모가도 높아지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액면분할 후 처음으로 5일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삼성생명은 초반에 14만원을 넘다가 오후 들어 13만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시총 20조원 규모의 삼성생명 상장으로 보험주 테마가 형성되면 중국 등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국내 보험주가 빛을 발할 것이란 기대도 크다.

동양생명은 대형 생보사보다 서둘러 상장한 탓에 공모가 1만7000원을 하회하고 있지만, 내재가치(EV) 기준 주가는 1배 남짓한 수준에 불과해 외국인 비중은 공모 당시 17%에서 현재 19%까지 높아졌다.

대한생명 공모가 기준 PBR는 1.3배 수준으로 기존 손보주나 동양생명보다 싸다는 평가다. 단기적으로 기존 보험주는 삼성생명 등 경쟁자 출현에다 기관투자가들의 `눈치 보기`가 부담스럽다. 9~10일 공모주 청약 시 일반투자자들은 단기 차익을 올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한화그룹 계열사 임직원들도 저렴한 가격을 반겼다.

한화그룹은 올해 초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를 합쳐 한화손보를 출범한 데 이어 최근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해 한화증권이 업계 10위로 올라 금융계열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한나 기자 /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