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북극 얼음 녹으면 부산항이 뜬다…왜?
[CBS산업부 박종환 기자]
북극에서는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북극해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3~2008년) 북극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의 면적은 약 11% 작아졌고 특히, 여름철에는 30%나 급격히 감소했다.
얼음이 가장 많은 3월의 경우 지난 2003년 1,600만㎢에서 2008년 1,400만㎢로 줄었고, 얼음이 가장 적은 9월의 경우 지난 2003년 600만㎢에서 2008년 400만 ㎢로 줄었다.
북극 빙하의 두께는 2002∼2007년 6년간 절반으로 줄었다는 캐나다 앨버타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도 있다.
그 동안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떠다니는 빙하로 인해 선박의 운항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지구 온난화로 바닷길이 예상보다 빨리 열리며, 북극항로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뱃길로 떠오르고 있다.
▲ 북극항로 언제쯤 이용가능한가?
아시아와 유럽을 최단거리로 잇는 북극항로의 상용화가 가까워지면서 북극항로가 새로운 물류루트로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북극의 빙하는 2100년은 돼야 여름철 동안 사라진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최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그 시기가 단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점차 줄어드는 빙하로 인해 이르면 10∼20년 안에 북극 항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년 뒤인 2020년에는 여름에 북극해의 빙하가 사라지고, 2030~2050년에는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북극해 남북협력연구실장은 "10년 후에는 연간 100일 이상 배가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극항로는 지난 2008년 8월 캐나다 북부 해역을 따라 대서양~태평양을 잇는 북서항로가 처음 열렸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태평양을 연결하는 북동항로까지 개척됐다. 독일 벨루가시핑 소속 화물선 2척이 지난해 7월 하순 울산항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베링해협~러시아 얌부르크 항~러시아 아르칸젤 항을 거쳐 지난해 9월 중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도달한 것이다.
▲ 북극항로 열리면 부산항이 최대 수혜항?
북극항로가 열리면 국내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항이 최대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박이 부산항에서 유럽으로 가는 최단거리는 인도양을 거쳐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인데,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까지는 거리가 2만100㎞에 이른다.
그러나 북극해를 통과할 경우 거리가 1만2,700㎞로 줄어든다.
운항기간도 24일에서 14일로 열흘이나 짧아지게 된다. 이는 기존의 항로에 비해 운항거리는 40%, 운항시간은 45%나 줄어드는 셈이다.
부산항이 파나마나 싱가포르처럼 세계 무역항의 경유지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부산항은 경쟁 항만인 상하이항이나, 싱가포르항, 홍콩항에 비해 북극에서 제일 가까운 항만이어서, 북극항로가 개발되면 이들 항보다 운임 경쟁력이 높아져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항에서 북극해를 거쳐 로테르담까지 거리는 1만2,700㎞로 싱가포르에서 수에즈운하를 거쳐 로테르담까지 가는 거리 1만6,520㎞에 비해서 3,820㎞나 짧다.
▲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한 국내 준비상황은?
러시아와 일본 등은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북극항로에 대한 탐사 및 연구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특히, 일본은 많은 기술 축적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등 북극해 인근 지역 국가들은 이미 일부 구간에 상용선을 띄우고 있다.
지금도 북극 북서항로의 경우 일부 구간에서 여름철에 20∼30척의 선박이 다니고 있다. 주로 석유 등 천연자원을 수송하는 특수선들이 운항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해, 북극항로에 대한 본격 연구에 착수했다.
한국해양대는 지난해 12월 15일 북극항로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극항로 연구센터'를 오픈했다.
연구센터에는 6개 분과에 34명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데, 북극항로 연구센터가 생긴 것은 정부기관과 대학, 연구소를 망라해 처음이다.
연구센터에서는 북극해의 상용항로가 열릴 것에 대비해 북극항로 이용에 관한 기술적 문제를 연구하고 관련 당사국간 법률적 문제를 검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빙하가 녹아 떠다니는 북극해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항해기술과 선체구조도 연구하게 된다.
또 초저온 상태에서 안전하게 선박을 운항할 수 있는 장비개발과 북극항로 주변 이해관계국 간 다툼을 막을 수 있는 국제해양법 연구,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물운송 경제성 평가 등도 함께 맡게 된다.
부산시도 최근 해운, 항만, 조선, 해양자원 관련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북극항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부산항을 '북극항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연구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2월 '북극항로 활성화 대책'에 관한 연구용역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뢰했고, 결과는 올해 12월 20일쯤 나올 예정이다.
▲ 남극탐사 아라온호 북극 탐사에 합류 예정
지난해 12월 18일 남극 탐사에 나선 국내 최초의 쇄빙선인 '아라온' 호가 올 여름에 북극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라온 호는 전 세계 모든 바다를 누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올 여름 아라온 호의 북극탐사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온호는 남극에서 쇄빙능력 시험과 남극 대륙 제2기지 후보지에 대한 정밀탐사를 마치고, 3월 중순 인천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극지연구소는 아라온호가 돌아온 뒤 구체적인 북극 탐사계획을 짤 예정이다.
길이 110m, 폭 19m에 이르는 6,950톤급의 아라온 호는 헬기 탑재와 최대 85명 탑승이 가능하며, 한번에 70일간 약 2만 해리(3만7천km)를 항해할 수 있다.
아라온 호는 최고 16노트(시속 30㎞ 정도)를 낼 수 있으며, 1m 두께의 얼음을 3노트(시속 약 5.6km)의 속도로 깰 수 있다.
▲ 북극항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벽 많아
북극 항로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벽도 많다. 가장 큰 관건은 선박의 안전 항해다. 선박을 북극항로에 띄우려면 유빙(流氷, 떠다니는 얼음)과의 충돌사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북극항로가 열리더라도 선박은 유빙과 부딪혀도 그 충격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해운선사들이 보유한 선박으로는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없고, 얼음을 깰 수 있는 쇄빙선의 도움을 받거나 자체 쇄빙기능이 있는 선박이 있어야만 하는데,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한국해양대 김길수 교수는 특히 "컨테이너선은 25노트, 벌크선은 15~17노트는 돼야 경제성이 있는데, 북극항로의 경우 떠다니는 빙하가 있을 경우 항해 속도가 최대 4~5노트에 그쳐 경제성이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저온 상태에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이 밖에 미국과 캐나다 등 북극해 연안 국가들간의 관할권 다툼이나 군사보안 문제도 북극항로 운항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해운사들 관망속 조선사들 쇄빙선 개발 박차
국내 해운업계는 북극항로가 열릴 경우 새로운 항로가 생기게 되는 만큼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현재는 그저 관망하는 수준이다.
한 해운선사 관계자는 "북극항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선박을 바꾸어야 하는데, 해운사 입장에서 봤을 때 (북극항로 이용은 아직은) 이상적인 이야기로 들린다"고 밝혔다.
반면, 조선업체들은 쇄빙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STX조선해양은 STX유럽과 협력해 극지운항용 쇄빙 LNG선과 대형 쇄빙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대형 쇄빙 컨테이너선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해 개발됐다. 쇄빙 컨테이너선은 북극항로를 단독으로 운항할 수 있는 쇄빙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STX 측의 설명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5년에 세계 최초로 쇄빙유조선을 개발해, 그 동안 러시아 해운사에 모두 3척의 쇄빙유조선을 인도했다.
이 쇄빙유조선은 특히, 결빙해역에서 얼음을 깨며 전진하다가 얼음산맥(氷脈)에 막혀 고립 될 경우 후진하면서 얼음을 깰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전후진 양방향 운항이 가능한 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유조선은 러시아 북부 북극해의 바랜디 유전과 무르만스크항구 사이 바렌츠해를 오가는 항로에 투입됐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는 것은 분명 자연재앙이라 할 수 있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cbs2000@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북극에서는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북극해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3~2008년) 북극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의 면적은 약 11% 작아졌고 특히, 여름철에는 30%나 급격히 감소했다.
얼음이 가장 많은 3월의 경우 지난 2003년 1,600만㎢에서 2008년 1,400만㎢로 줄었고, 얼음이 가장 적은 9월의 경우 지난 2003년 600만㎢에서 2008년 400만 ㎢로 줄었다.
그 동안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떠다니는 빙하로 인해 선박의 운항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지구 온난화로 바닷길이 예상보다 빨리 열리며, 북극항로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뱃길로 떠오르고 있다.
▲ 북극항로 언제쯤 이용가능한가?
아시아와 유럽을 최단거리로 잇는 북극항로의 상용화가 가까워지면서 북극항로가 새로운 물류루트로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북극의 빙하는 2100년은 돼야 여름철 동안 사라진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최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그 시기가 단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점차 줄어드는 빙하로 인해 이르면 10∼20년 안에 북극 항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년 뒤인 2020년에는 여름에 북극해의 빙하가 사라지고, 2030~2050년에는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북극해 남북협력연구실장은 "10년 후에는 연간 100일 이상 배가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극항로는 지난 2008년 8월 캐나다 북부 해역을 따라 대서양~태평양을 잇는 북서항로가 처음 열렸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러시아 시베리아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태평양을 연결하는 북동항로까지 개척됐다. 독일 벨루가시핑 소속 화물선 2척이 지난해 7월 하순 울산항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베링해협~러시아 얌부르크 항~러시아 아르칸젤 항을 거쳐 지난해 9월 중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도달한 것이다.
▲ 북극항로 열리면 부산항이 최대 수혜항?
북극항로가 열리면 국내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항이 최대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박이 부산항에서 유럽으로 가는 최단거리는 인도양을 거쳐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인데,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까지는 거리가 2만100㎞에 이른다.
그러나 북극해를 통과할 경우 거리가 1만2,700㎞로 줄어든다.
운항기간도 24일에서 14일로 열흘이나 짧아지게 된다. 이는 기존의 항로에 비해 운항거리는 40%, 운항시간은 45%나 줄어드는 셈이다.
부산항이 파나마나 싱가포르처럼 세계 무역항의 경유지가 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부산항은 경쟁 항만인 상하이항이나, 싱가포르항, 홍콩항에 비해 북극에서 제일 가까운 항만이어서, 북극항로가 개발되면 이들 항보다 운임 경쟁력이 높아져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항에서 북극해를 거쳐 로테르담까지 거리는 1만2,700㎞로 싱가포르에서 수에즈운하를 거쳐 로테르담까지 가는 거리 1만6,520㎞에 비해서 3,820㎞나 짧다.
▲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한 국내 준비상황은?
러시아와 일본 등은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북극항로에 대한 탐사 및 연구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특히, 일본은 많은 기술 축적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등 북극해 인근 지역 국가들은 이미 일부 구간에 상용선을 띄우고 있다.
지금도 북극 북서항로의 경우 일부 구간에서 여름철에 20∼30척의 선박이 다니고 있다. 주로 석유 등 천연자원을 수송하는 특수선들이 운항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해, 북극항로에 대한 본격 연구에 착수했다.
한국해양대는 지난해 12월 15일 북극항로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북극항로 연구센터'를 오픈했다.
연구센터에는 6개 분과에 34명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데, 북극항로 연구센터가 생긴 것은 정부기관과 대학, 연구소를 망라해 처음이다.
연구센터에서는 북극해의 상용항로가 열릴 것에 대비해 북극항로 이용에 관한 기술적 문제를 연구하고 관련 당사국간 법률적 문제를 검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빙하가 녹아 떠다니는 북극해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항해기술과 선체구조도 연구하게 된다.
또 초저온 상태에서 안전하게 선박을 운항할 수 있는 장비개발과 북극항로 주변 이해관계국 간 다툼을 막을 수 있는 국제해양법 연구,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물운송 경제성 평가 등도 함께 맡게 된다.
부산시도 최근 해운, 항만, 조선, 해양자원 관련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북극항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부산항을 '북극항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연구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12월 '북극항로 활성화 대책'에 관한 연구용역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뢰했고, 결과는 올해 12월 20일쯤 나올 예정이다.
▲ 남극탐사 아라온호 북극 탐사에 합류 예정
지난해 12월 18일 남극 탐사에 나선 국내 최초의 쇄빙선인 '아라온' 호가 올 여름에 북극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라온 호는 전 세계 모든 바다를 누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올 여름 아라온 호의 북극탐사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온호는 남극에서 쇄빙능력 시험과 남극 대륙 제2기지 후보지에 대한 정밀탐사를 마치고, 3월 중순 인천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극지연구소는 아라온호가 돌아온 뒤 구체적인 북극 탐사계획을 짤 예정이다.
길이 110m, 폭 19m에 이르는 6,950톤급의 아라온 호는 헬기 탑재와 최대 85명 탑승이 가능하며, 한번에 70일간 약 2만 해리(3만7천km)를 항해할 수 있다.
아라온 호는 최고 16노트(시속 30㎞ 정도)를 낼 수 있으며, 1m 두께의 얼음을 3노트(시속 약 5.6km)의 속도로 깰 수 있다.
▲ 북극항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벽 많아
북극 항로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벽도 많다. 가장 큰 관건은 선박의 안전 항해다. 선박을 북극항로에 띄우려면 유빙(流氷, 떠다니는 얼음)과의 충돌사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북극항로가 열리더라도 선박은 유빙과 부딪혀도 그 충격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해운선사들이 보유한 선박으로는 북극항로를 이용할 수 없고, 얼음을 깰 수 있는 쇄빙선의 도움을 받거나 자체 쇄빙기능이 있는 선박이 있어야만 하는데,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한국해양대 김길수 교수는 특히 "컨테이너선은 25노트, 벌크선은 15~17노트는 돼야 경제성이 있는데, 북극항로의 경우 떠다니는 빙하가 있을 경우 항해 속도가 최대 4~5노트에 그쳐 경제성이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저온 상태에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이 밖에 미국과 캐나다 등 북극해 연안 국가들간의 관할권 다툼이나 군사보안 문제도 북극항로 운항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해운사들 관망속 조선사들 쇄빙선 개발 박차
국내 해운업계는 북극항로가 열릴 경우 새로운 항로가 생기게 되는 만큼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현재는 그저 관망하는 수준이다.
한 해운선사 관계자는 "북극항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선박을 바꾸어야 하는데, 해운사 입장에서 봤을 때 (북극항로 이용은 아직은) 이상적인 이야기로 들린다"고 밝혔다.
반면, 조선업체들은 쇄빙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STX조선해양은 STX유럽과 협력해 극지운항용 쇄빙 LNG선과 대형 쇄빙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대형 쇄빙 컨테이너선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북극항로 개방에 대비해 개발됐다. 쇄빙 컨테이너선은 북극항로를 단독으로 운항할 수 있는 쇄빙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STX 측의 설명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5년에 세계 최초로 쇄빙유조선을 개발해, 그 동안 러시아 해운사에 모두 3척의 쇄빙유조선을 인도했다.
이 쇄빙유조선은 특히, 결빙해역에서 얼음을 깨며 전진하다가 얼음산맥(氷脈)에 막혀 고립 될 경우 후진하면서 얼음을 깰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전후진 양방향 운항이 가능한 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유조선은 러시아 북부 북극해의 바랜디 유전과 무르만스크항구 사이 바렌츠해를 오가는 항로에 투입됐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는 것은 분명 자연재앙이라 할 수 있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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