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5주간 목요일>(2009. 9. 24. 목)
<한 번 만나본다?>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미사에 참석한다고 하지 않고 미사에 참례한다고 합니다.
더욱이 미사를 구경한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미사를 구경하는 것은 비신자들이 미사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보는 것입니다.
또 미사에 참석한다는 말은 신자로서 함께 미사를 드린다는 것보다는
그냥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앉아 있겠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미사는 참례하는 것입니다.
주례사제, 독서자, 해설자, 신자들 모두가 각자 맡은 직분과 역할에 따라서
미사 전례를 함께 만들어나갑니다.
모두가 다 주인공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자석에만 앉아있다고 해서 그냥 구경꾼으로 앉아있는 것이 아니고,
함께 기도하고 하느님께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의 하느님입니다.
어떤 특별한 사람, 즉, 성직자들만의 하느님도 아니고,
또는 특별히 선택된 사람들만의 하느님도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 각자의 마음속에 살아 계시고,
우리 각자 각자를 똑같이 만나려고 하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한 사람 예외 없이 일대일로 하느님을 만나기도 하고
또 동시에 전례를 통해서 모두 함께 만나기도 합니다.
이 만남을 그냥 스쳐 지나가는 만남으로 그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 만남을 통해서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
9월 24일의 복음 말씀을 보면,
헤로데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한 번 만나보고 싶어 합니다.
그 태도는 무슨 믿음이 있어서가 아니고, 가르침을 듣고 싶어서도 아닙니다.
예수라는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구경해보고 싶다는 뜻입니다.
아직 만나기 전부터 그런 마음을 갖고 있으니,
예수님을 만난 다음에도 믿음이 생기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헤로데는 나중에 예수님을 대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을 때 헤로데도 예수님을 심문했는데,
헤로데는 어디까지나 호기심에서 이것저것 물어보았을 뿐이지,
진지하게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거나, 토론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과 마주친 사람들이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 믿음을 갖고,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이고,
구원을 받게 된 사람들은 몇 명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이 곁을 지나가거나 말거나 관심 없이 먹고살기에 바빴고,
어떤 사람들은 호기심도 갖고 관심도 가졌지만 그냥 구경꾼으로만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박해를 했습니다.
아주 적은 수의 사람들만 예수님을 믿었는데,
그 사람들은 예수님을 한 번 만나보는 정도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일생을 송두리째 예수님께 맡긴 사람들이었고,
예수님을 만나면서 삶 전체가 변화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들은 기도 중에, 또 미사 중에 예수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자신은 구경꾼에 지나지 않은지,
아니면 의무감 때문인지,
아니면 사도들처럼 온 마음과 온 삶을 다 예수님께 바치고
예수님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 만나는지...
각자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가톨릭- > 강론.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연중제25주간토요일(090926.토) (0) | 2009.09.26 |
---|---|
[스크랩] 연중제25주간금요일(090925.금) (0) | 2009.09.25 |
[스크랩] 2009년 9월 22일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0) | 2009.09.22 |
[스크랩] 연중제25주간화요일(090922.화) (0) | 2009.09.22 |
[스크랩] 성마태오사도복음사가축일(090921.월) (0) | 2009.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