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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교회에서 깨어나는 교회로

도구 Ludovicus 2009. 7. 19. 16:50

잠자는 교회에서 깨어나는 교회로

“가톨릭교회 탈바꿈하고 있다”


△ 전국 교구에서 참석한 300여명의 평신도, 수도자, 신부들이 13일 열린 소공동체 심포지움에서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제공.

‘소공동체 사목’ 10년
서울대교구 평가모임 잇달아
“잠자는 교회서 깨어나는 교회로”

“잠자는 교회에서 깨어나는 교회로, 나홀로 교회에서 우리의 교회로, 집으로 돌아가는 교회에서 머무르는 교회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소공동체 사목이 생활화되면서 이웃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기도가 생활화되고 있습니다.”(광주 광영동 성당) “말씀을 되새기고 묵상하는 시간이 늘었으며, 이웃의 어려움을 보면 스스로 돕는 노력이 성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참석·불참자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고, 신자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심이 나타납니다.”(청주교구 모충동 성당)

해방신학이 신학적 토대

서울대교구가 지난 92년 소공동체 사목의 도입을 선언한 지 10여년이 흘렀다. 이제 소공동체는 전국 교구의 21세기 사목 원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 가톨릭은 12,13일 소공동체 심포지움을, 13일부터 15일까지 소공동체 전국모임을 열어, 평신도 수도자 사제 그리고 주교까지 참석한 가운데 소공동체 사목 10년을 평가하고 각 교구의 운영 사례를 발표하며 21세기 사목의 비전을 나눴다.

소공동체 운동은 가톨릭 혁신운동이었다. 60년대 중반 라틴아메리카 교회들은 정치적 억압과 착취, 구조적인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면서 ‘기초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사목원리로 제시했다. 신앙의 기초인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사회적 기초인 가난한 사람들에게로, 교회의 기초인 평신도에게로 돌아가는 신앙 공동체 운동이었다. 해방신학은 이 운동의 신학적 토대가 되었다. 1970년대 남아프리카에서는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운동이 펼쳐졌다. 사목할 지역은 넓지만, 성직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소명의식이 약한 신자를 성숙한 신자로 육성해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도록 하는 운동이었다.

마침 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는 하느님 백성의 교회, 친교의 교회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하느님 백성’은 평신도의 능동적 참여가 전제될 때 이루어지고, ‘친교의 교회는 ’사랑과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교회의 일치를 추구한다. 따라서 소공동체는 이를 실현하는 최적의 사목 원리로 평가받았다.

평신도 10여가구로 구성

소공동체는 평신도 10여 가구(보통 12-15명)로 이루어진다. 1개 본당에 보통 150개에서 200여개의 소공동체가 형성된다. 1주일에 한번씩 모여 복음나누기 7단계 프로그램이나, 생활 속의 하느님 찾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생활속의 하느님 찾기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특정 사안을 읽고, 성서 속에서 이 문제는 어떻게 다루어지고 또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관련대목을 읽는다. 성찰의 시간을 가진 뒤 참석자들이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교회의 가르침(회칙)에 비추어 나아갈 바를 결정한다. 복음의 빛을 통해 나와 사회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생활속에서 하느님 찾기

소공동체의 진행자나 참석자는 평신도이다. 가르침의 대상이던 평신도가 교회의 직무를 책임있게 수행하는 능동적 주체가 되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사목국복음화연구부 전원 신부는 “소공동체가 추구하는 것은 교회 중심의 사고에서 그리스도 중심의 사고로, 피라미드식 구조에서 친교의 공동체로, 계율 중심의 경직된 사목에서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회심에 바탕을 둔 사목, 개인의 구원과 기복신앙에서 공동체의 구원을 추구하는 교회로의 변화”라고 말했다.

곽병찬 기자 chank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