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9년 6월 18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도구 Ludovicus 2009. 6. 18. 07:43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6월 18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제1독서 코린토 2서 11,1-11

형제 여러분, 1 아무쪼록 여러분은 내가 좀 어리석더라도 참아 주기를 바랍니다. 부디 참아 주십시오. 2 나는 하느님의 열정을 가지고 여러분을 위하여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는 여러분을 순결한 처녀로 한 남자에게, 곧 그리스도께 바치려고 그분과 약혼시켰습니다. 3 그러나 하와가 뱀의 간계에 속아 넘어간 것처럼, 여러분도 생각이 미혹되어 그리스도를 향한 성실하고 순수한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4 사실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가 선포한 예수님과 다른 예수님을 선포하는데도, 여러분이 받은 적이 없는 다른 영을 받게 하는데도, 여러분이 받아들인 적이 없는 다른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데도, 여러분이 잘도 참아 주니 말입니다.
5 나는 결코 그 특출하다는 사도들보다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6 내가 비록 말은 서툴러도 지식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모든 일에서 갖가지 방식으로 여러분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7 여러분을 높이려고 나 자신을 낮추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대가 없이 여러분에게 전해 주었다고 해서, 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다는 말입니까?
8 나는 여러분에게 봉사하려고 여러 교회에서 보수를 받는 바람에 그들을 약탈한 꼴이 되었습니다. 9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 온 형제들이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었습니다.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자제하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10 내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진리를 걸고 말하는데, 아카이아 지방에서는 나의 이러한 자랑을 아무도 막지 못할 것입니다. 11 내가 왜 그렇게 하였겠습니까? 내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아서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


복음 마태오 6,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8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14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저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인터넷 방송을 했었습니다. 비록 청취자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었지요. 또한 사람들의 평가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요. 사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방송을 위해서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선곡도 해야 하지요. 중간 중간에 넣을 멘트도 생각해야지요. 그러다보니 가뜩이나 바쁜데 더 바쁜 것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이 방송을 절대 멈출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방송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난리가 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더군요. 단지 몇 분 만 서운하다는 말씀을 하시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터넷 방송을 하든 말든 상관이 없었습니다.

하긴 예전에 이런 체험도 있습니다. 어떤 단체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면서 관여를 했었지요. 그리고 나름대로 그 안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일로 인해서 그 단체에 한동안 나갈 수가 없었고, 저는 사람들이 왜 나오지 않느냐고 물을 때 어떻게 대답할지를 고민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솔직히 좀 민망했습니다. 내가 그 단체에 나가지 않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한참 뒤에 그 단체에 나갔을 때, “어디 다녀오셨어요?”라고 묻는 사람조차 없더군요.

내가 큰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 내가 대단하다는 착각 속에 빠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나 없이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지요. 그러나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잘 돌아갑니다.

이렇게 내 자신이 남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이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말만이 옳고 자신의 말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그 결과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충돌과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스스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진정한 소통은 낮은 자의 모습에서만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당신이 직접 기도문을 가르쳐 주십니다. 바로 주님의 기도이지요.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어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완성될 수 있기를, 또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 세상에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낮은 자의 모습으로 돌아가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제는 나만 잘났다는 착각 속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낮은 자의 모습에서 주님의 나라를 이 땅에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이며, 나의 모든 허물을 아버지 하느님께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않겠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영원히 사랑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라 브뤼에르)



마음에 사랑의 꽃씨를 심고(헨리나우웬, ‘친밀함’ 중에서)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누구를 대하든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타인의 죽음을 볼 때마다 내가 작아질 수 있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삶의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어들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상대가 나에게 베푸는 사랑이
내가 그에게 베푸는
사랑의 기준이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모두가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 주기를
그러나 나 자신만은 그렇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그러나 그들의 삶에는
나에게 용서를 구할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기를
그러나 그런 사람을
애써 찾아다니지는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언제나 나의 한계를 인식하며 살기를
그러나 그런 한계를
스스로 만들어 내지는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삶이 언제나 나의 목표가 되기를
그러나 사랑이 내 우상이 되지는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
모든 사람이 언제나 소망을 품고 살기를...

출처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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