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앙 자료

[스크랩] 잘 넘어지는 사람의 이야기 (나의 신앙 체험기)

도구 Ludovicus 2009. 4. 25. 07:18

 

  2004년 본당 선교활동을 하면서 예비신자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만든 ‘하양성당’까페가 관리소흘로 신자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조용히 잠들어 아사 직전이었습니다.   이제 새로 부임해 오신 본당 신부님의 사목방침에 따라 깊은 잠에서 깨어나 성당한켠에서 신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는 까페로 다시 태어나면서 그동안 자주 넘어지면서 까페와 함께 잠들었던 나의 신앙생활 헛점들을 뒤돌아 봅니다.


  나와 성당과의 인연은 1981년 김천 지례성당에서의 짝교우 혼배성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부모님이 절에 다녀오는 정도로 이력서 종교란에 불교라고  버젓이 쓰던 불교가 종교라기 보다는 철학쪽에 가까워 호감이 가서 대학시절 불교서적을 즐겨 접하는 정도인데 배우자 될 사람이 카톨릭 신자인지라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식을 올리기 전에 수녀님으로부터 ‘혼배성사후 태어나는 애들을 성당으로 보내고 빠른 시일내 영세를 받을 것’을 약속했었다. 그 후 성당이 다른 종교에 비해서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 같아서 애들은 곧바로 성당으로 보내게 되었으나 나는 쉽게 마음에 와 닿지가 않았다.  결혼 후 매주 지례성당에서 사람들이 몰려와서 영세를 받으라고 난리다. 개신교만 끈질긴 줄 알았더니만 카톨릭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좋은 길을 왜 같이 가지 않느냐?’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들이 바로 레지오단원 들이었다. 일요일 쉬고 있으면 그들이 집으로 찾아와서는 온갖 좋은 말들로 설득해 오면 고개를 건성으로 끄덕끄덕 하면서 ‘예! 예! 좋은 종교닙다. 좋은 길 빠른 시일내 같이 가도록 하지요’ 그들을 오히려 설득해 돌려보낸 후에는 ‘내가 알아서 할 일인데 왜 주일마다 사람들을 몰고와서 난리냐’ 고 집사람을 마구 윽박지르며 그다음 부터는 일부러 그들을 피하기 위해서 김천주위의 유명한 사찰로 등산 다니며 10여년을 세월을 보냈다.


  그후 하양초등학교로 전근을 오면서 하양성당교우들이 반듯하고 즐겁게 사는걸 보고 나 스스로 성당문을 두드려 1992년 6월 하양성당에서 영세를 받으면서 10여년만에 수녀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영세 받는 날 너무 좋기도 하고 너무 내자신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많이도 울었습니다. 끝까지 적극적으로 주님을 전하지 않은 크리스티나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영세후 성당이 그저 좋아서 곧바로 레지오단원으로 입단후 레지오기사교육(단계교육), 꾸르실료, ME교육 등을 갔다오며 본당의 꾸리아와 선교쪽의 많은 일속에 빠져들며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인지 나자신의 명예를 위한 것인지 혼란속에서 바쁘게만 살았다. 그런중에도 특히 기억나는 일은 새벽잠을 설쳐가면서 꾸르실리스타들과 함께  촛불속에서 진행되던 마나니따는 천국을 바로 체험해보는 것 같았고, 전교활동을 하면서 이좋은 길을 같이 가자고 많이도 설득해보았지만 기도가 많이 부족했던지 나의 전교는 내가 지례성당 교우들을 건성으로 대하고 거부할 때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씁스레했다. '그때 지레성당 그들의 심정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때를 생각하며 거부하는 외인들을 위해서 한걸음 물러서며 좀더 주님의 뜻을 잘 전하기 위해서 기도하고 낮추며 꾸준하게 노력도 해보았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진심을 몰라 줄때가 제일 답답하고 서글퍼다. 요즘 새로 시작한 까페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까페는 젊은이들이 장난삼아 들락거리는 곳이라고 쉽게 판단해버리고 쉽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설령 우여곡절 끝에  까페 가입하신 분들도 까페가 무조건 좋은 것을 제공해줄것으로 생각하다가 많이들 실망한다. 까페는 회원들 모두가 정보를 공유, 교환해가면서 체험을 나눌때 무궁무진한 은총의 공간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진실을 몰라줄 때 답답하다. 


  메뚜기도 한철이라 했던가요? 태중교우 집안의 뼈대있는 신앙 핏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 기분에 젖어서 영세후 몇 년을 지칠줄 모르고 제단체 활동에 매달리다가 서서히 성당이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단체 활동을 하며  단순히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에서 교우들을 서서히 미워지기 시작했다. 선교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예비신자 교리시간에 ‘앞으로 영세를 받으시면 절대로 성당 여러활동에 욕심내시지 마시고 작은 일 한가지라도 정성으로 봉사하시고, 사람에게 실망하더라도 포기하시지 마시고 주님만 믿고 꾸준히 주님의 뜻을 실천하라’고 교리때 마다 이야기 했지만 정작 나자신은 사람들로 실망하고 쉽게 넘어지게 되었다. 미운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도 해보고 성사도 여러번 보았지만 진심으로 그들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부족하여 성사후에는 늘 제자리 걸음이었고 술자리에 앉으면 늘 그들을 비판했다. 성당은 이제 서서히 미사만 기계적으로 오가는 형식으로 변해갔다. 그런 와중에 교우들에게 많은 정보와 주님의 은총을 전하기 좋은 까페가 만들었다가 이내 방치하여 잠들게 되었다. 

 

  이제 까페와 함께 깊은 잠에서 깨어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찾아서 교우들에게 도움을 주고 주님을 기쁘게 하는 일에 마음을 모으고 기도를 해야겠다. 까페는 겉만 화려하고 글자랑이나 하는 곳이 아니라서 좋다. 성당생활을 하면서 체험한 작은 일들의 기쁨과 느낌을 서로 나누면서 서로의 글들에 관심을 가져주면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살아꿈틀거리는 아름다운 만남의 공간에서 작은 봉사라도 할 수 있음에 오늘도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또 어떻게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서 허우적거릴지 모르겠지만 그때도 주님께서 일으켜세워 주시리라 주님만 믿고 오늘도 주님 향한 무디고 작은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출처 : 하양성당카페
글쓴이 : 남 살레시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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