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월요일 일본은 휴일이었다.
그 날 나가사끼市에 있는 Big N이라는 야구장에서 <列福式(렛뿌끄시끼)>라고 하는 세계 복자 반열에 올라가는
일명 <시복식>이 거행되었다.
기베라는 신부가 단신 홀로 사제가 되고자 로마까지 걸어가 신부가 되었고
돌아와서는 동북지방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했었는데
1603년~39년 사이 에도江戶 시대를 지나면서 그리스도교 금령이 내려지면서
일본 각지에 순교자가 생겼다
이 시복식의 특징은 모두가 다 일본인들이라는 것이다.
기베 베드로 사제를 비롯 4명이 사제이고 나머지는 일반 사람들이다.
이 시복식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은
<해외 가톨릭 자료실 일본편>에 게재된 나가사끼 188명 시복식에 관한 글들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2년 전 신학원에서 총장신부님과 동기 12명과 함께 나가사끼를 순례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오로지 시복식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루 전날 비행기로 동경 하네다에서 나가사끼로 갔다.
항구 도시의 면모를 볼 수가 있었고 노면 전차가 비싼 일본 교통요금을 싸게 해 주었다
호텔에 묵은 밤새 내내 비가 내렸다
아침에 내리고 있는 빗줄기를 보며 그것도 주님이 내려 주시는 것이니 은총이라 여겼다
호텔을 나서자 갑자기 환한 빛 줄기가 보여 안심...허나 그것도 잠시...
택시로 야구장에 도착, 인산 인해를 이루는 입구 부터 밀려 밀려 들어갔다.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미사 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들의 기도를 절대 외면하지 않으심을 또 한번 보여주셨다~
사제 입장~입장 성가 도중까지 쏟아지던 비가 긴 사제 입장 후
주교단 입장 정도에는 이미 그치고 있었다~
4시간 정도의 기~인 시복식과 미사 참여 동안 바람 속에서도 구름 속에서도
간간히 쪼여주신 햇살 덕분에 모두 추위에 떨지않은
영광스런 시복식 참여에 큰 은총을 받았다~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많은 사제들이 축복한 성체를 받아 모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두고 두고 이 세상 살이에서 그 날 모신 성체의 은총은
복자들처럼 순교를 열망하게 하는 은총으로 나를 채워주리라 믿는다~
복자 수 만큼 비둘기가 188마리 하늘을 날았고
3만명 정도의 신자들이 참여한
우리나라에서도 주교단과 300여명의 신자가 왔다고 하고...
몇 분인지도 헤아리지 못한 사제들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이미 성인 반열에 오른 성인들의 유품과 성지의 거룩한 흙등이 봉헌되던...
시작부터 끝까지 성령의 이끄심을 느꼈던 기억에 남을 날이었음에 감사드린다...
그 여운은 돌아오는 비행장 대형 티비 스크린에서 뉴스를 통하여 계속되었다~
제가 묵은 호텔
나가사끼 현 야구장 Big N 입구
분주히 제대 준비를 하시는 수녀님들
비가 많이 와서 비옷을 입으시고...
미사가 시작되기 전
전광판에 한글말로 휴대전화 안내가 나오고..
드디어 미사 시작
사제입장
시작성가 중 비는 계속되고
긴 신부님 행렬은 뒤를 휘돌아 이어지고..
제의 위에 입은 비옷이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그런데 어라~~??
그 뒤에 오시는
주교님 행렬 때엔 비가 그쳤다~~!!!
거짓말 처럼 비가 그쳤다~!!
보라~
앞서 행렬하시던 신부님들이
비옷 모자를 벗으시고 좌정하시려하지 않는가~!
하지만 바람은 계속 불어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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