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8년 10월 25일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도구 Ludovicus 2008. 10. 25. 07:11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0월 25일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제1독서에페소서 4,7-16

형제 여러분, 7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우리는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8 그래서 성경도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높은 데로 오르시어 포로들을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
9 “그분께서 올라가셨다.”는 것은 그분께서 아주 낮은 곳 곧 땅으로 내려와 계셨다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10 내려오셨던 그분이 바로 만물을 충만케 하시려고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가신 분이십니다.
11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자로, 어떤 이들은 목자나 교사로 세워 주셨습니다. 12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3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14 그러면 우리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닐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은 사람들의 속임수나 간교한 계략에서 나온 가르침의 온갖 풍랑에 흔들리고 이리저리 밀려다닙니다.
15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고 모든 면에서 자라나 그분에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분은 머리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16 그분 덕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각
각의 관절로 온몸이 잘 결합되고 연결됩니다. 또한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복음 루카 13,1-9

1 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3년 전, 혼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배낭을 어깨에 짊어지고, 무작정 자전거에 몸을 싣고 떠난 것이지요. 솔직히 출발할 때만 해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하는 자전거 여행이었고, 또 말이 부산이지 부산까지의 거리가 장난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더더욱 걱정되는 것은 제가 지독한 길치, 방향치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서울을 빠져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해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자전거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들어가 운전자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기도 했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길치, 방향치인 제가 지도도 없이 떠났을까요? 물론 아니지요. 불안한 마음에 대형 지도 한 장과 함께 지역별 지도까지 잘 챙겨서 떠났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지도를 볼 줄 모를까요? 볼 줄 안다면 왜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헤매었을까요? 바로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울 시내 지도가 얼마나 복잡한지, 그래서 지금 나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가 없었고 그러한 이유로 제대로 나아가지 못한 것입니다.

지도가 있다고 해도 누구나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즉, 자신의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둘 중에서 한 가지라도 확실하지 않을 때, 지도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됩니다.

바로 제가 그랬습니다. 현재 위치를 몰랐기 때문에 지도를 통해 길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어쩌면 우리의 삶이 그렇지 않을까요?

지금 내 자리를 정확하게 모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또한 어떤 목표를 가지고서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도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쉽게 이 세상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닐까요?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먼저 우리들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맞습니다. 먼저 자신의 죄에 대해 회개해야 합니다. 그래야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 차 있는 마음에서 벗어나, 이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회개의 자리에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제1독서의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주님께서 우리의 머리가 되셨기에 우리들은 나의 자리를 가장 좋은 자리로 변화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들의 마음 자세입니다. 세상의 것이 아닌 주님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자세. 불평과 불만의 마음이 아닌, 겸손과 순명의 마음, 미움과 다툼이 아닌 용서와 사랑이 가득한 마음이 있을 때, 지금 나를 가장 좋은 자리에 놓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안 가더라도 지도를 보면서 여행 계획을 한 번 세워보세요. 신나지 않습니까?



두려움이 지은 집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호세에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기이한 집 한 채가 있다. 윈체스터 하우스라 불리는 이 집은 권총 판매로 막대한 부를 이룬 윈체스터 가의 상속인 사라 버디 윈체스터 부인이 지은 것으로, 160개의 방과 2천개의 문, 16만 개의 창문이 달린 대저택이다.

내부로 들어가면 집안은 더욱 기이하다. 복도와 비밀통로가 여기저기 얽혀 있어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은 대저택 안에서 길을 잃기 쉽다. 또한 문을 열면 바로 벽이 막혀 있는 ‘위장 방’과, 오르다 보면 막다른 천장에 다다르게 되는 계단 등 의미를 알 수 없는 희한한 공간들로 가득하다.

윈체스터 부인은 왜 이토록 기괴한 집을 짓게 된 것일까? 그것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남편과 외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부인은 그러한 불행을 윈체스터 가에서 만든 권총에 맞아 죽은 원혼들의 앙갚음이라 여겼다. 부인은 곧 신비주의 사상에 사로잡혔는데, ‘계속 집을 짓지 않으면 당신에게도 죽음이 찾아온다.’는 점술사의 말에 따라 무려 38년간이나 이 기괴한 대저택을 지어 온 것이다. 부인은 이렇게 하면 죽음이 자신을 찾아오더라도 저택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맬 것이라 믿었다.

40년 가까이 계속된 증축은 그녀가 임종을 맞을 때에야 비로소 막을 내렸다. 그녀가 죽은 뒤 건축 자재들을 집 밖으로 운반하는 데만 꼬박 7주가 소요됐다고 한다.

38년이라는 세월 동안 정말로 죽음이 호시탐탐 그녀를 노리며 저택 안을 헤맸을까? 아니다. 그녀 혼자서 줄기차게 죽음의 허상에 쫓겨 긴 숨바꼭질을 했을 뿐이다. 불행히도 그녀는 마음의 집을 잘못 지었다.

당신의 집은 어떠한가. 우리가 지어야 할 것은 공포로 겹겹이 두른 집이 아니라 두려움을 마주할 수 있는 강단과 용기로 지은 집이다.
출처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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