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힘들다”라고 여기는 분들께 복음이 전하는
천사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볼 것을 권합니다.
천사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전해준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뜻에 처녀인 마리아가 선뜻 응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은 불가능이 없는 분이라는 것을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마리아를 찾아온 천사는 우리 일상 안에도 수없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때때로 받아들이기 힘든 십자가를 만나는 것이 곧 우리의 삶입니다.
세상이 나의 십자가를 향해서 ‘그것을 질 까닭이 없다’ ‘십자가를 지면
어리석게 손해만 본다’라고 소리치더라도 신앙인은 십자가 안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알아듣고 하느님께 믿음과 희망을 두면서
기꺼이 십자가를 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당신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고 우리를 당신의 뜻을 이루어나가는
도구로 삼으십니다.
하지만 때때로 고통과 절망 속에서 그분의 손길을 느끼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 나약함으로 인한 더딘 응답이 그분이 내 안에서
작용하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며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라고 하시는
오늘 말씀에 내 이름을 넣어 가만히 묵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신앙은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하기 힘든 순간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통의 순간에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결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