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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현대 교리교수법(깨달음의 교육)

도구 Ludovicus 2008. 5. 21. 08:31
2) 깨달음의 교육.

깨달음의 교육은 주입식 교육이나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깨우치도록 도와주는 교육을 뜻하며, 이 교육은 3가지 방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2-1) 신비 인도적 교육.
먼저 "신비 인도"라는 용어의 의미를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신비 인도"는 라너(K. Rahhner)에 의하여 신학적인 무게를 얻게 된 독일어 "Mystagogie"의 우리말 번역입니다. 본디 이 단어는 "신비"를 뜻하는 희랍어 "mysterion"과 "인도하다"는 의미를 지닌 희랍어 "agein"을 합친 합성어의 독일어식 명사형입니다. 즉 "신비 인도"는 말 그대로 사람을 "신비"로 "인도"한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신비"가 정확하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이 단어를 전혀 엉뚱하게 알아듣게 됩니다.

분명히 여기서의 "신비"는 하느님의 신비를 가리키고 있으며, 파악이 불가능하고 접근이 불가능한 영역을 일컫는 인식론적인 의미에서의 "신비"가 아니라 탄생의 순간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 각자의 삶 안에서 내주(內住)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지칭하는 존재론적인 의미에서의 "신비"를 일컫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우리의 삶 안에 계시면서 우리 안에서 생명과 은총과 부르심의 원천으로 작용하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들에게는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신비"라는 것입니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하느님의 "신비"는 하느님이 우리 안에 현재하심과 더불어 우리 안에 선사된 소질과 은사 그리고 원초적인 부르심을 의미하며, 당신께서 우리를 데리고 공동체와 세상을 위하여 하시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의도를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는 이런 것들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 계발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비 인도적 복음화는 복음을 사람 안으로 이식(移植)하려는 시도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써 외부로부터 복음적인 지식과 가치 그리고 사명감 등을 사람 안으로 집어넣으려 하는 주입식 복음화가 아니라 이미 각자의 심층에 잠재해 있는 복음적 요소를 발굴하도록 돕고 끄집어내는 "산파식" 복음화를 말합니다. 우리는 예수의 가르침에서 신비 인도적 복음화의 원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는 여러 비유의 말씀을 통하여 당신의 청중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특별한 주의(注意) 없이 스쳐 지나갔던 일상 생활의 자잘한 사건들, 인간 요소 및 자연 요소들에 눈을 돌려 섬세하게 살피게 함으로써 그 안에서 인간을 구원하고 쇄신시키며 인도하는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하도록 산파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바로 이점을 배우고 깨우쳐야합니다. 그리움, 희망, 회환 등이 교차되는 일상생활의 우여곡절 속에서 하느님과 그분이 우리와 함께 기록해 온 사랑의 역사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 신비 인도적 복음화입니다.

이렇게 볼 때, 신비 인도적 복음화에서 열쇠가 되는 것은 과거의 "체험"을 새롭게 음미하고 소화하는 일입니다.
여기에서 체험을 "일상체험"(Alltagserfahrung), "임계체험"(Grenzerfahrung), "그리스도교적 체험"(Christliche Erfahrung)으로 구별하여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 종교교육학자들의 접근법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게 여겨집니다.

첫째: "일상체험"이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체험들, 즉 먹고 만나고 장보고 구경하고 하는 등의 일상체험들을 말하며,
둘째: "임계체험"이란 심각한 질병, 이별, 죽음, 해고, 실직 등의 위기와 한계에 직면하여 존재론적 고민을 하게 되는 체험을 말하고,
셋째: "그리스도교적 체험"이란 죄의 용서, 문제의 해결, 한계 극복 등 그리스도와 만남을 통하여 얻게 되는 은총의 체험을 일컬어 말합니다.

신비 인도적 복음화는 이런 구별을 받아드려서 일상체험과 임계체험을 반추함으로써 그 안에서 그리스도교적 체험으로 승화될 수 있는 계기를 찾도록 도와주고자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속 생활에서의 실패와 성공을 심판과 은총에 대한 성서 속의 진술들과 연결지어 성찰하게 함으로써 일상적인 인간의 삶 속에 감춰져 있는 신앙적인 요소의 깊이와 역동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신비 인도적 복음화 방법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제 태어남과 숙명적 죽음, 행복과 고통, 기쁨과 슬픔, 자유와 억압, 사랑과 미움, 죄와 용서, 희망과 좌절 등의 체험을 통해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존재"라는 깨달음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신비 인도적 복음화, 교육, 또는 성서 묵상은 새로운 방향 모색에 대한 개방적 전망을 갖고서 우리 앞에는 주님께서 주신 하나의 약속으로써 더 위대한 미래가 놓여있다는 희망과 원리와 신뢰를 가지도록 참가자들을 인도하시는 시도이며, 신약성서는 바로 이 미래를 하느님 나라에 대한 언표로서 상징화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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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섬돌선교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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