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깨어있어라 그것이 은총이다.
세상은 우리를 유혹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유혹이란 것은 우리를 어둠으로 몰고 갈 뿐 아니라
신앙까지 잃어버리게 하며 자신의 끈을 놓친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우리 내면 깊숙이 파고들게 됩니다.
길을 걷는 동안에 우리는 많은 사물을 접합니다.
특히 사물 중에도 현란한 포스타는 시선을 끌게 하며
우리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기도 합니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바라본 포스터에 불과하지만
그 그림은 어느새 우리들 틈사이에 자리하게 되고
방심하는 순간에 살아나서 유혹으로 치닫게 만듭니다.
이러한 것은 자신을 세심하게 돌아보지 않는 한
모르고 지나치게 됩니다.
유혹이 활동하는 시기는 어떤 극한 상황에 도달하거나
존재의 본질을 잃게 되었을 때,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생각지도 못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포스터가
마음 한구석 안에서 떠 올려지면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유혹을 떨쳐버릴 수 있는 길은 그날그날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자를 것은 과감하게 잘라 버려야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늘 깨어 있으라는 말씀도
바로 여기에 근거한 말씀입니다.
즉, 한 순간의 방심으로 인해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언제 올지 모르는 시간을 위해 늘 깨어,
유혹의 손길에 빠져들지 않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매일 드리는 통회의 기도와 잠자기 전에
드리고 있는 기도의 의미를 잘 살펴보십시오.
우리는 고통스러울 때가 되어야 비로소 주님을 찾고
고통스럽지 않을 때는 주님께 귀를 기울이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습성은 자신의 안에
유혹이란 씨앗을 스스로 뿌리고 있는 결과입니다.
때로는 기쁨을 잃어버린 삶이 짐일 수 있습니다.
또 삶의 고통도 짐이지만 삶의 권태로운 것도
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사는 것이 재미없다. 라고 곧잘 말합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보지만 위로가 되지 않고
시원하게 자신을 기쁨으로 이끌어주지 않습니다.
유혹이란 것은 바로 이 순간을 노리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런 무의미한 상태를
“영혼의 어둔 밤”이라고 말 합니다.
그러나 이 안에 하느님의 은총이 숨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무미건조하며 메마르고
고독한 시간을 우리에게 허락하시어 신앙을 정화시키고
더 나음으로 단련시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돌아보면 우리 삶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고
은총 속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은총은 특별히 따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은총은 은총을 받기 위해 준비하는 순간이
바로 은총을 받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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