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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순 제2주일/영혼의 때를 벗기자!/김상혁 신부

도구 Ludovicus 2008. 2. 22. 09:00

[사순] 491. 십자가 아래에  


 

중학교 시절 제게는 유난히도 좋아하던 헐렁한

바지가 있었습니다. 그 바지의 이름은

당시에 유행하던 힙합바지였습니다.

그것도 남들과 달리 평범한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에 빨간 색깔의

바지를 입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바지 색깔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슈퍼마켓으로 달려가 락스 한 병을 사와

대야에 붓고 바지를 담궈 놓았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토록 멋 지게 입고 다니던

빨간색 바지는 흰색 바지로 변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새 옷을 산 것과도 같은 기분이 들어

마냥 신났습니다. 그런데 눈과도 같이 희었던 옷은

조금씩 때가 타더니 나중에는 너무나도 더러워져

세탁을 해야 할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산에 오르셔서 기도 하던 중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옷은 빛과도 같이 하얘져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모습을 전해줍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거룩한 모습으로 변모하셨다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당신의 부활의 표지입니다.

 

이는 예수님만이 아니라 우리 역시 하느님 나라의

부활의 잔치에 참여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그 복된 영광의 순간을 자주 체험합니다. 그것은 바로 고해성사의 은총을 통해서입니다.

 

자신의 과거의 죄를 낱낱이 고백하면,

사제의 기도로써 우리가 지었던 모든 죄는 사해지고

우리의 영혼은 갓 태어난 아기와도 같이 순수해 집니다.

 

하지만 흰색 바지가 입을수록 때가 타고 더러워지듯이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해성사의 은총을 통해 깨끗해진 영혼은 자신이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통해 조금씩 더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오늘 사순 제2주일에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이유는 이 사순시기 동안 세상의 온갖 것으로

더러워진 영혼을 깨끗하게 씻기 위함 인 것 같습니다.

사순시기를 은총의 시기라고 말하는 이유는

다른 그 어느 시기보다도 자신의 영혼을 돌보고

빛과도 같이 하얗고 해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주님의 부활을 아니 우리 자신들의 부활을 준비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이 은총의 사순시기에 우리의 죄를 용서 받고,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도 같이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부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 청하며,

 

앞으로 다가올 부활을 준비 하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다가올 하느님 나라의 부활 잔치에

한 발 한 발 다가가게 될 것이며,

 

언젠가는 세상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큰 기쁨과 행복을 하느님과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


출처 : 베텔 하늘방
글쓴이 : 마르가릿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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