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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2월 9일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독서 복음묵상

도구 Ludovicus 2008. 2. 9. 07:14
 
 

 

 

2월 9일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이사야 58, 9c - 14

주말을 보내고 직장에서, 학교에서

혹은 동네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건네는 인사가 무엇일까요?

“주말 어떻게 보냈어?” 아닌가요?

특히 주 5일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런 인사는

‘주말에 뭔가 근사한 일이라도 있었는가?

여행이라도 다녀왔나?

멋진 외식이라도 했나?’

기타 등등의 말이 함축된 인사말이 돼버렸습니다.

“응, 주일에 미사 드리고 집에서 가족들이랑 있었지”라고 답하는 것이

언제부턴가 좀 지나치게 소박한 것은 아닌가

그래서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게 되진 않았나

돌이켜 생각해봅니다.

주일이 화려하고 성대해야

하다못해 결혼식이고 돌잔치고,

동창 모임이라도 좀 껴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만약 이도저도 아니면 뭔가 남들에 비해 손해 보는 것만 같은,

누군가 내 주일과 휴일을 도둑질해가는 것만 같은,

우리 안에 강박증이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독서는 안식일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십니다.

안식일, 주일은 거룩한 날입니다.  

하느님의 날이기 때문이죠.

주말, 주일 계획을 짜면서

예수님과 만날 시간은 정작 도외시해버리고 주일을 바쁘게 보내고나서는

월요일이 되어 월요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님의 날, 안식일을 거룩하게 보내는 사람이라면

월요병을 걱정할 일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안식일은 그야말로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느끼며

안온한 평화를 느끼는 날이기 때문이죠.

어느틈엔가 주일을 그저 단순한 휴일로 보내려는

생각들이 팽배해지고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안식일은

단순히 먹고마시고 놀라고 하신 날이 아닙니다.

안식일, 주일...주님 안에서 쉬고,

주님 안에서 기뻐하는 날이 되어야겠습니다.


  복음 루카 5, 27 - 32

언젠가 병원에 아는 분이 입원을 하셔서 다녀온 뒤 성당 모임에 들러

‘병원에 가보니 세상에 온통 아픈 사람들 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자리에 계신 신부님께서

‘난 고해소에 앉아있으면

세상에 온통 죄인들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 하셔서

좌중이 웃음바다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고해소에 들어가는 사람,

죄를 고하고 하느님과 화해해야겠다고 결심한 사람 중에

스스로 죄인이 아니라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렇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우리 모두 죄인이고

회개해야할 존재들입니다.

그런데요.. 요즘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점점 죄에 무감각해지고

뻔뻔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됩니다.

‘큰 도둑’은 ‘도둑님’이라고 부른다고 했던가요?

온갖 비리와 부정, 부정부패가 횡행해도,

정작 죄를 지은 사람들은 ‘그것이 무슨 큰 죄냐,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일하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다.

나보다 더 큰 죄를 지은 사람들도 멀쩡하다’라며

오히려 음해론을 들고 나옵니다.


로마시대의 유다인들에게 있어서 대표적인 죄인은

세리였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죄인인 세리의 잔치에 참석하셔서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못마땅히 여기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당신은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오셨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오셨다는 말씀은

세리같이 유다 세계에서 단죄 받던 이들을 가리키는

말씀이라기보다는, 스스로 거룩한 체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질책하시기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반기지 않으시고,

자신의 부족함과 구원의 필요를 깊이 느끼는 사람들을

구원으로 초대하십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의 구원의 초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진실한 회개가 필요합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가 부르심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가 구원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안식일의 주인이시며 저희 죄인들의 아버지, 예수님.

마음과 몸이 모두 바빴던 한 주간을 정리하며

주님 앞에 섰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하루하루 저희에게 허락된 시간들을

과연 주님의 뜻에 맞게 보내고있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언제부턴가 주일을 다른 휴일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사교모임과

흥청망청 소비하는 시간으로 보내고있진 않은지 반성하나이다.

         

주일미사에 나아가 좀 더 주님과 일치하는 시간으로 보내겠다고

결심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그 때 그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시어

저희가 주일을 거룩하게, 예수님과 일치하는 시간으로 보내게 하소서.


또한 이렇게 뉘우치는 저희 죄인들을 돌아보시어

회개하는 그 순간부터

주님 구원의 옷자락을 잡는 것임을 깨닫게 하소서.


의인보다 죄인을 위해 저희에게 오신 예수님.

죄인은 죄인이되     

회개하는 죄인,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죄인이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