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강론.묵상

[스크랩] 가라앉음과 떠오름

도구 Ludovicus 2008. 2. 8. 00:10

      가라앉음과 떠오름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그 동안에 군중을 돌려보 내셨다. 군중을 보내신 뒤에 조용히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가셔서 날이 이미 저물었는데 도 거기에 혼자 계셨다. 그 동안에 배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역풍을 만나 풍랑에 시달리고 있었다. 새벽 네 시쯤 되어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다.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본 제자들은 겁에 질려 엉겁결에 "유령이다!" 하며 소리를 질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가 예수께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오라고 하십시오." 하고 소리쳤다. 예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를 밟고 그에게로 걸어갔다. 그러다 가 거센 바람을 보자 그만 무서운 생각이 들어 물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는 "주님, 살려주십 시오!" 하고 비명을 질렀다. 예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왜 의심을 품었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함께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마태 14,22-33) 이 사건은 빵과 물고기의 기적 이야기에 이어 나온다. 사람들이 흩어지고 나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가 있으라고 지시한 다음에 기도하러 산으로 올라가셨다. 그런데 그분이 기도하고 계실 때 호수에 폭풍이 몰아쳤다. 그분은 제자들에 대한 사랑과 깊은 관심으로 그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 물 위를 걸어 그들에게로 가셨다. 때는 새벽 네 시였다. 제자들이 그분을 보고 유령이라고 생각해 무서운 나머지 비명을 지르자 그분은 "나다, 안심하여라." 하고 그들을 안심시키신다. 바람과 파도 속에서 출현하시는 예수의 모습은 그분이 바람과 파도 속에 현존하고 계심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여기서 제자들이 드러낸 문제점은 예수께서 폭풍을 뚫고 나타나리라 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래서 그들은 바로 눈앞에 있는 분을 다른 사물, 즉 유령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베드로가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오라고 하십시오!" 하고 소리치자 예수께서 팔을 벌리며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예수만을 바라보며 물 위를 걸어간다. 그런데 별안간 거대한 파도가 베드로의 두 다리를 후려치면서 물보라가 얼굴을 때리는 순간 베드로는 초점이 흔들리면서 눈길이 예수님으로부터 파도로 옮겨졌고, 그는 가라앉기 시작 한다. 베드로가 "주님, 살려주십시오!" 하고 소리치자 예수께서 팔을 뻗어 그를 물에서 끌어 내시자 즉시 폭풍은 잦아들었고, 모두가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알아본다. 우리 역시 바람과 파도를 체험한다. 예수님을 알아 볼 때조차도 상황이 악화되면 처음 가졌던 우리의 믿음은 흔들리게 되고, 시선이 이동할 때 가라앉기 시작한다. 그래도 예수께서는 끈기있게 기다리시고 그분 덕분에 잠시 안심할 즈음 또 다른 폭풍이 몰아쳐 온다.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하고 가라앉지만 언제든지 그분은 도움을 청하기만 하면 구원 의 손길을 내미시며 한숨을 돌리게 하신다. 그러나 곧 이어 또다시 폭풍과 초기의 믿음, 바람과 파도, 의혹, 침몰이 되풀이 된다. 여기서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그대로 가라앉아 버리거나 호숫가로 나 가서 주저앉는 것이다. 베드로가 심임받을 자격이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배 안에 머물러 있는 동안 크나큰 모험을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바람과 파도가 덮쳐왔을 때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서도 신임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영적 여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어떤 모험도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우리는 영적 여정을 천상의 기쁨을 향해 날아오르는 마술양탄자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영적 여정은 오히려 거짓된 자아에 가해지는 굴욕에 가깝다. 예수께서 첫 제자들을 양성하실 때도 그러셨고 그분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제자들도 그랬 듯이 노력하고 실패하고 다시 노력하는 사람이 바로 제자라고 할 수 있다, 토머스 키팅 신부와 함께 걷는 「깨달음의 길」에서 토머스 키팅 지음 / 성찬성 옮김 / 바오로딸 펴냄

      출처 :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
      글쓴이 : 개인날 오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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