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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나이 60-♤ - 이제민 신부님

도구 Ludovicus 2008. 1. 12. 08:01

    ♤-내 나이 60-♤ 나이 40에 불혹(不惑)했다고 공자는 술회하였는데 나는 그 나이가 되기까지 서지도 못했을 뿐더러(而立) 배우기에 바빴다. 남이 말한 것을 내가 말한 것처럼 말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있어 모르는 것도 모른다 말하지 않고 뒤에 슬쩍 그것을 배워 아는 척 했다. 나이 40을 넘어설 때쯤 해서 나는 내가 배운 것을 남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였고, 안다고 생각한 대로 그런 눈으로 사람과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비판하였다. 나이 50이 되면서 나는 세상은 내가 아는 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고 내가 비판한 세상을 조금씩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세상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자비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세상에 자비롭지 못하였다. 나이 60을 바라보면서 나는 내가 쓴 대로 말한 대로 세상을 살지 못했음을 부끄러워하게 되었다. 나를 들여다보면서 내 존재를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다. 나는 내가 말한 것을 내가 내 온 몸으로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자비로워 지고 싶었다. 60이 되어서야 겨우 나는 내가 쓴 글과 한 말을 소화하고 반성하며 깨달으려고 마음을 모으며 나를 부끄럽게 여기게 되었으니 나는 성장 속도가 대단히 느리다. 그런데도 여전히 나는 아직 자비롭지 못하다. 언제 나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아버지 하느님처럼 자비로운 존재가 될까? 70이 되면 그럴 수 있을까? 아니면 죽을 때 쯤 나는 자비로운 존재가 되어 있을까? 너희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너희 하느님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자 되어라. 십자가를 통해 생(生)으로 부활하신 자가 인류에게 이르신 말씀을 언제 나는 내 몸으로 보일 수 있을까? - 이제민 신부님 -

출처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글쓴이 : 촌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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