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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주님 공현 축일 후 화요일 독서 복음묵상

도구 Ludovicus 2008. 1. 8. 00:00

 

 

 

 

1월 8일 주님 공현 축일 후 화요일 독서 복음묵상

 

독서 요한 1서 4, 7 - 10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이 문장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입속에서 계속 되뇌어봅니다.

하느님은 사랑을 베푸시는 분이시다, 도 아니고

하느님의 사랑은 크시다, 도 아니고

하느님은 사랑이라니..?

너무 어렵고 이 문장이 주는 무게가 어마어마하네요.

하느님의 사랑을 이 짧은 시간 안에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아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짧은 주제에만 매달려 살아온

무수한 학자와 신학자 사제와 수도자,  구도자들이 있어왔는데

이 시간에 다 풀어 놓다니요...

다만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는

그 엄청난 명제를 하나하나 따라가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사랑하시어 사람에게 오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먼저 사랑하고, 하느님께 먼저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시어 우리에게 달려오신 것이죠.

하느님께서 먼저 아브라함을 부르시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해주셨고,

먼저 모세를 부르시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해내셨으며,

마리아에게 먼저 찾아가셔서 예수님의 잉태를 전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 앞에 설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생각, 판단, 논리 그 모든 것도 하느님 사랑을 앞서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의 빛으로 내 안의 모든 것을 비추어주십니다.

때문에 우리는 암흑같은 현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느끼게 해 주는’ 것이죠.

느낌은 존재에서 오는 것.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은 사랑, 그 자체이시고 그 존재이십니다.


  복음 마르코 6, 34 - 44

파견 나갔던 제자들이 돌아오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쉬게 해주려고 외딴 곳으로 가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군중들은 어느새 지름길로 달려와 그 분을 기다리고 있네요.

배에서 내린 예수님께서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가엾게 여기시고,

육신의 배가 아닌, 영적인 허기가 진 그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십니다.


네.. 말씀은 배불리 들었는데..

어쨌거나 인간인지라, 육적인 허기도 밀려오기 시작하네요.

책임감있는 목자는 어디가 달라도 다르십니다.

육적인 허기를 해결해 주기위해 스승님께서 내리신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아니, 제자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한 말씀이십니까?

외딴 곳에서, 다들 말씀 듣느라 식사 챙길 시간도 없었고,

물론 돈도 없었을 제자들에게 그 많은 군중에게 먹을 것을 주라니..

해도 너무하신다고 투덜댔을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가져온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 이상의 사람들을 배불리 먹게하고,

남은 것만도 광주리 열두개를 가득 채웠다고 하죠.


이렇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기적을 이끌어내는 힘이

우리의 주님께 있으십니다.

그리고 이 힘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셨지요.

그 분은 우리의 목자로서,  

우리의 정신적 영적 허기를 말씀으로 먹이시고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어

우리의 육신적 허기도 보살펴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한없는 사랑을

한껏 누리고, 느끼시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저희를 한없이 사랑하시는 우리 주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지 않으시면

저희를 불쌍히 여기지 않으시면

저희가 어찌 당신 곁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갈 수 있었을까요?


주님께서 저희를 사랑하시어

친히 당신의 품 안으로 불러들이시고

당신 발치에 앉아 당신의 가르침을 받도록 허락해주심에

감사드리나이다. 


주님께서는 사랑을 베푸시는 것 이상, 바로 사랑 그 자체이십니다.

그러니, 주님을 안다고 하는 저희들은

바로 주님의 사랑을 안다고 하는 것이고

주님을 따라 배운다는 것은

주님의 사랑을 배운다는 것이겠지요.


오늘.. 주님의 말씀에 허기진 수많은 군중을 가엾이 여기시고

사랑하시어 복음을 들려주시고

육적인 허기까지 챙겨주시며 마음 써주시는

주님의 자상한 모습을 저희는 바라보았나이다.


저희가 일상의 걱정에 짓눌려

때때로 주님의 사랑을 망각하고 살지않도록

저희를 일깨워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