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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창 귀봉

도구 Ludovicus 2012. 7. 7. 15:18

 

 

 

 

 

 

 

 

 

 

 

 

 

 

 

 

 강서성의 성도(省都)인 남창(南昌)에서 옥산(玉山)을 잇는 ‘G320 고속도로’를 타고가다 귀봉이 있는 이양으로 빠져나오니 그리 평탄치 못한 시골길로 들어선다. 정비되지 못한 주변을 보아 귀봉에 거는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느낌은 기우(杞憂)일 뿐이었다.

‘귀봉(龜峰)’은 표현 그대로 거북이 형상 암봉들이 숲을 이루는 곳이다.

 

귀봉의 경구(景區)는 크게 세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귀봉일경구(龜峰一景區)가 가장 규모가 크며 귀봉을 대표하고 있고, 상해- 곤명간 고속도로 건너에 있는 귀봉이경구(龜峰二景區)에는 장수거북이 양식기지가 있고 416M나 된다는 세계 최대 와불(臥佛)이 있다. 귀봉삼경구(龜峰三景區)는 중국 최대 담수호(潭水湖)인 ‘파양호(鄱陽湖)’로 흘러드는 ‘신강(信江)’ 너머에 있다. 우리 일행이 답사 한곳은 귀봉일경구 일대였다. 중국의 명산이나 명승지에는 급수(級數)가 매겨져 있다.

세계급(世界級), 국가급(國家級), 성급(省級) 등으로 구분되며 귀봉은 국가급중점풍경명승구(國家級重點風景名勝區)로 지정 되어있다.

귀봉을 ‘무산불귀(無山不龜), 무석불귀(無石不龜)’라 칭하기도 하는데 그 뜻은 ‘산이든 돌이든 거북이가 아닌 게 없다’라 할 정도로 온통 거북형상의 암봉들이란 표현이다.

 

매표소앞 남자 화장실에 이런 문구가 있다.

‘상전소일보(上前小一步),문명대일보(文明大一步)-‘앞으로 다가서는 작은 한걸음이 문명을 위한 큰 걸음이 된다’. 중국인들의 재미난 표현에 웃음이 묻어난다.

트레킹을 위한 첫 출발은 12인승 전기자동차 셔틀 버스로 이동한다. 도보로 오르는 곳까지 태워주는 자동차도 배출가스가 없는 친환경 차량을 운영 중인 이곳 중국의 자연 보호를 위한 조치가 이처럼 철저해 졌다. 삼청산 고공잔도와 옥경봉 정상에도 CCTV가 설치 되어 있는 것을 거저 지나칠 일이 아니다. 봄만 되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우리나라의 산불에 들끓는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산꾼으로 부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들머리 호숫가 위로 솟아 오른 두 암봉의 이름이 걸작이다.

‘쌍귀영빈(雙龜迎賓)- ‘두마리의 거북이가 손님을 환영 합니다’.

 귀봉에서의 첫 만남에 기분 좋은 인사를 받았다. 곳곳에 있는 안내판에 ‘단하봉림(丹霞峰林), ‘단하석주(丹霞石柱)’라는 표현이 유독 눈을 끄는 대목이 기기묘묘(奇奇妙妙)하게 돌출되어있는 암봉이나 바위들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울창한 대나무 숲속으로 나있는 탐방로를 따라 오르는 길가에 우리를 붙잡는 것이 일인용 가마다. 귀봉 일대를 트레킹 하려면 오름짓을 많이 해야 하므로 노약자나 탐방객을 일정 지점까지 올려다 주고 돈을 받는 가마꾼들이 지나는 사람을 잡고 놓아 주지를 않는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옥신각신 하다 발목 수술 후유증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김규태이사가 낙찰 됐다. 억지로 탄 사람보다 약해 보이는 두 사람이 앞뒤에서 땀을 뻘뻘 흘린다.

타고 가는 이가 더 용을 쓰는 게 재미나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오르며 쳐다보는 사방의  바위산들이 갖가지 형상으로 우리를 맞는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봉우리가 붉은 돌기둥 셋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삼첩귀봉(三疊龜峰)’이다. ‘단하봉림(丹霞峰林) - 붉은 색깔로 뒤덮인 봉우리 숲이 바로 이것이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면 깍아 지른 절벽이 사방을 가로 막고 절벽사이로 하늘이 조그맣게 보이는 묘한 곳이 ‘일잔천(一棧天)’이라고 ‘하늘로 가는 길’로 이름이 붙어 있다.

귀봉의 봉우리며 바위에 붙은 이름이 나름대로 특징이 있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성곡(四聲谷)’이라는 바위는 벽을 보고 소리치면 뒤편의 절벽에서 소리가 난다는 곳이며, ‘단하석주(丹霞(石柱) - ‘붉은 색조를 띤 돌기둥’의 대표 격인 ‘노응희소계(老鷹戱小鷄)’는 ‘늙은 매가 병아리와 놀고 있다’로 풀이되는 돌기둥들이다. 정말 기막힐 정도로 신기한 봉우리는 조그마한 바위 세 개가 떠받치고 있는 ‘이간노인봉(二看老人峰)’의 머리 부분은 보는 사람이 더 현기증을 느낄 만큼 아슬아슬하게 자리하고 있다.

용호산 선녀암의 대지지모(大地之母)의 지아비 격인 '대지지부(大地之父)’라 이름 지어진 우람한 남근석(男根石)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 외에도 재미나는 이름의 봉우리와 돌기둥들이 즐비하지만 다 소개할 수가 없다. 탐방로를 따라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2시간여를 돌아 하산한다.

 

귀봉의 여러 봉우리를 올라가서 보는 풍광도 정신이 아찔할 정도지만 내려와 인공호수인 ‘청수호(淸水湖)’에서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 돌며 귀봉의 절묘한 모습을 감상하는 것 또한 일품이다. 귀봉일경구를 다 돌아보려면 하루 종일 다녀도 모자랄 것 같다.

중국이란 나라의풍광은 끝이 없다. 속을 죄다 내놓지 않는 무서운 대륙 근성이 여기에도 적용 되는 모양이다. 남은 일정 때문에 청수호 유람은 다음으로 미루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아 나왔다. 귀봉의 참 모습을 보려면 여러 차례 더 다녀가야겠다.

세계 최대 와불이 있다는 귀봉이경구는 도로 공사가 완공되지 않아 접근하지 못한단다. 그마저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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