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ITAS/카리타스 봉사단

전주 교구의 '제2성지'라 불리는 여산 백지사터 순교성지에서

도구 Ludovicus 2011. 4. 20. 21:50

 

 

 

 

 

 

 

 

 

 

 

 

여산 백지사터 순교성지

전주 교구의 '제2성지'라 불리는 여산 성지는 1868년 무진박해 당시
여산군의 속읍지였던 고산, 금산, 진산 등의 심산유곡(深山幽谷)에
숨어 살다 이곳 여산 관아로 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이 모친 형벌과
굶주림의 고통을 당한 순교지이다.

호남 최대의 신앙 산맥을 이루는 것은 대둔산과 천호산을 기점으로
한다. 일찍이 복음은 이 두 산의 줄기인 금산(錦山), 진산(珍山),
고산(高山)에 전해져 수많은 교우촌들이 산골짜기마다 형성됐다.

병인박해는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고 평화롭게 살았던 교우들을 혹독한
박해의 칼날 아래로 내몰았다. 비록 조그마한 고을이었지만 여산에는
사법권을 지닌 부사와 영장이 있었기 대문에 교우들을 마구잡이로
처형할 수 있었다.

<치명 일기>에 기록된 순교자만도 22명에 이르는 여산은 특히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가혹한 처형 방법으로 유명
하다. 여산 동헌에 잡혀 온 신자들은 참수, 교수는 물론, 백지 사형
(白紙死刑)으로도 죽음을 당했다.

백지 사형이란 교우들의 손을 뒤로 결박하고 상투를 풀어서 결박된 손에
묶어 얼굴을 하늘로 향하게 한 다음 얼굴에 물을 뿜고 그 위에 백지를
여러 겹 붙여 질식사시키는 처형 방법이었다.

지금도 동헌 앞마당에 백지사터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처형자에서는
얼굴에 달라붙은 백지로 인해 숨을 헐떡이면서도 마음속으로 천국 영복
을 그리며 천주 신앙을 고백한 선조들의 가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