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간 월요일>(2010. 2. 8. 월)
<치료제, 또는 진통제>
옛날에 공산주의자들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종교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그저 일시적인 위안이나 준다고,
치료제가 아니라 진통제만 준다고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신약성경에 예수님이 병자들을 고쳐주시는 내용이 많은데
병자들 중에는 근본적인 치유와 구원을 얻은 사람들도 있지만
공산주의자들의 말처럼 일시적인 진통제만 얻어 간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그건 예수님 탓이 아니라 병자들 자신의 탓입니다.
예수님이 벳자타 연못에서 38년이나 중풍을 앓고 있던 병자를 만나서
그를 고쳐주신 다음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요한 5,14)
몸의 병을 고친 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병자는 유대인들에게 가서 예수님을 밀고합니다.
그는 몸은 건강해졌지만 배반자 유다 같은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몸이 건강해졌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의 몸은 건강해졌지만, 예수님의 경고대로 그에게는 ‘더 나쁜 일’이 일어났고,
그것은 바로 그 자신의 탓입니다.
기도해서 몸의 병이 낫는 기적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몸의 병이 낫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그것만을 바라는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를 함께 믿어야 합니다.
1)예수님은 실제로 병자들을 고쳤고, 사도들도 병자들을 고쳤고,
그 치유의 은총과 기적은 지금도 분명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
2)그러나 몸의 치유는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영혼의 구원이 진정한 치유라는 것.
몸이 건강해진 다음에 예수님을 밀고한 병자 같은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합니다.
기도할 때 몸의 치유만 바라지 말고 영혼의 치유도 함께 간청해야 합니다.
-------------
그러나 반대로 교회는,
예수님이 사람들의 몸의 병이나 고치려고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닌데도,
병자들의 간청을 거절하지 않으시고 모두 고쳐주신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그저 설교나 하신 것이 아니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셨습니다.
교회는 그저 기도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을 실제로 돕는 곳이어야 합니다.
진정한 구원이 궁극의 목표이지만,
우선 당장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교회가 할 일입니다.
예를 들어서,
교회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동시에 그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면서
동시에 병자들이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치유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진통제와 치료제를 모두 주시는 분입니다.
교회도 사람들에게 진통제와 치료제를 모두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실제로 도와야 합니다.
(동시에 교회가 사람들을 돕는 사회사업과 복지사업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궁극의 목표를 향해 가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가톨릭- > 가톨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가톨릭 평신도대회 (0) | 2010.06.27 |
---|---|
2010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 참가자 교육 (0) | 2010.05.15 |
[스크랩] 강진 피해 아이티 국민들을 도웁시다. (0) | 2010.01.15 |
2009 한국천주교회 사회사목 분야 결산" (0) | 2009.12.27 |
"2009년 한국천주교회 교회부문 결산" (0) | 2009.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