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강론.묵상

거꾸로 가는 시중금리

도구 Ludovicus 2008. 12. 10. 09:13

거꾸로 가는 시중금리
정책금리 내려도 요지부동…신용경색 심화

거꾸로 가는 시중금리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 금융당국 고민이 커지고 있다. 10월부터 기준금리(정책금리)를 1.25%포인트나 끌어내리고 시장에 유동성을 풀었지만 은행채 회사채 등 신용채권 금리는 요지부동이고 정작 자금이 필요한 곳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환매조건부거래(RP)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포함시키는 등 은행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 염려가 커진 기업에 대한 대출에는 손사래를 치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신용리스크가 있는 채권을 사려는 매수세력이 자취를 감췄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기업들은 돈을 구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11일 열릴 금통위에서도 0.5%포인트 이상 과감한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이 같은 '돈맥경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아무리 내린다고 해도 신용채권 금리는 그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신용에 대한 리스크가 더 가중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지난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시중에 푼 자금만 12조8000억원에 달한다. 외화지원액까지 합하면 31조6000억원에 이른다.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사정은 크게 개선됐지만 자금이 가계와 기업 대출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한은이 RP 방식으로 은행에 자금을 공급해도 은행들이 기업ㆍ가계 대출이나 회사채 매입을 꺼리면서 풀린 돈도 다시 한은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실제로 가계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하락했지만 은행채 회사채 등 신용물은 여전히 채권시장에서 소화가 안 되면서 기업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치솟기 시작한 CD금리는 지난달 24일 6.18%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9일 현재 5.44%를 기록하고 있다.

3개월 만기 은행채도 지난달 말 6.34%까지 치솟았다가 8일 현재 5.25%로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3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여전히 7%대 후반을 맴돌고 있다. 회사채(BBB-) 금리도 지난 11월 중순 11%대에 올라선 뒤 9일 현재 12.51%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과감한 금리 인하 외에도 '적재적소'에 자금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에 따른 파급효과가 덜 나타나기 때문에 그만큼 금리를 대폭 내리라는 게 시장 요구"라고 말했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보다 국공채 직매입 규모를 늘리고 은행채도 RP 방식이 아닌 직매입으로 사들이는 것은 물론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 금액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현 기자 / 임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