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 이해인수녀님
하루종일
비가 많이 내리는 날
귀 있는 사람은 바쁜 중에도
모르는 척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노래하던 고운 새들은
이 비오는 날
모두 어디에 숨었을까
따스한 웃음을
- 이해인수녀님
나의 슬픔에만 깊이 빠져
이웃을 향한
한 가닥의
웃음에도 인색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주님, 당신이 선물로 주신
영원한 생명을
나의 어리석음으로 놓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모든 일상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굴복이 아니라 극복의 태도로
임하게 해주소서.
살아 있을 때 이웃에게
한 번이라도 더
따스한 격려의 말과
웃음을 주게 하소서.
- "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 중에서 -
낙엽
- 이해인수녀님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
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 "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 중에서 -
자연을 닮아
- 이해인수녀님
내 마음은 달을 닮아
차오르기도 하고 기울기도 해
그리고 해를 닮아
떠오르기도 하고 지기도 하지.
내 마음은 파도를 닮아
밀려오기도 하고 밀려가기도 해
그리고 밭을 닮아
씨앗을 키워서 열매를 맺기도 하지.
- "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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