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오늘의 말씀

[스크랩] 2008년 9월 21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도구 Ludovicus 2008. 9. 21. 13:38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9월 21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제1독서 지혜서 3,1-9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제2독서 로마서 8,31ㄴ-39

형제 여러분, 31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을 누가 고발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34 누가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35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36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저희는 온종일 당신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처럼 여겨집니다.”
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39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복음 루카 9,23-26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아주 가난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영세를 받아 열심히 성당을 다니게 되었지요. 그리고 다짐을 했습니다. 자기 수입의 십분의 일은 꼭 주님께 봉헌을 하겠다고요.

그는 당시의 수입이 겨우 십만 원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만원을 십일조로 봉헌하면서 자신이 큰 부자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더 벌어야 주님께 더 많이 봉헌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하느님께서 이 청년의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월 소득이 백만 원이 되었습니다. 이제 십만 원을 십일조로 드려야 하는데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도 한번 작정한 약속이니 계속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월 소득이 천만 원이 되는 사업가가 된 것입니다. 이제 백만 원을 십일조로 봉헌해야 하는데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저히 십일조를 드릴 수 없었습니다.

‘나처럼 헌금 많이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도 다른 이처럼 약간의 성의만 표시해야지.’

바로 그 순간 하느님께서는 이 청년에게 이러한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많은 액수의 십일조에 부담을 느낀다니 어쩔 수 없지 뭐. 그렇다면 이제 부담 없이 십일조를 봉헌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게. 한 달에 예전처럼 십만 원만 벌도록 해주마.”

자신이 받은 은혜에 대해서 감사하기 보다는 늘 자신이 손해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받는 것에 익숙해있지, 주는 것에는 너무나도 낯선 우리들이 아닐까 싶어요. 하긴 묵상을 하다 보니 저 역시도 여기에 예외가 아니더군요.

저는 간석 4동 성당으로 재작년 12월 부임한 이후 참으로 많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좋은 신자들과 함께 살고 있고, 좋은 환경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종교미술학부를 인수해서 이제 넓은 공간까지도 마음껏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지 못하고, 왜 나한테는 이렇게 많은 일거리만 주워질까를 생각했지요. 또한 지금 공사를 하는데 있어서도 ‘어떻게 하면 싸게 할까?’만을 생각했습니다. 물론 부지구입비 마련에 어려움이 있기에 공사를 최대한 싸게 해야 한다는 핑계만을 대고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보다도 훨씬 어렵게 살았던 중세 시대의 화려한 성당과 멋진 성물들을 보면서 깊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바로 그곳에서 주님께 가장 좋은 것을 봉헌한 선조들의 마음을 볼 수 있지요. 또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을 통해서도 깊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들은 가장 귀하다는 생명을 하느님께 봉헌하면서 순교했지요. 그런데 지금 나는 과연 주님께 최고의 것을 봉헌하고 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은혜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편함만을 생각하면서, 주님께 나의 소중한 것들을 봉헌하겠다는 마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받은 은혜에 대해 먼저 감사하는 마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순교자의 마음이었고, 이 현재를 순교자의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됩니다. 바로 그때 순교 성인들에게 열린 하느님 나라가 우리에게도 활짝 열리게 될 것입니다.



순교자의 마음으로 최고의 것을 주님께 봉헌합시다.



성장을 가로막는 것(‘행복한 동행’ 중에서)

한 청년이 풀 죽은 얼굴로 한참 동안 비단잉어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렇게 수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죠?”

수족관 주인이 물었다.

“부러워서요. 저 비단잉어 좀 봐요. 저렇게 화려하니, 보나 마나 비싼 값에 팔려 호강하며 살겠지요.”

사연을 들으니 청년은 가난한 환경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있었다. 초라한 학벌 때문에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공장에 들어가야 했다며, 가난이 모든 걸 망쳤다고 푸념했다.

“저 비단잉어의 특징이 뭔지 알아요?”

수족관 주인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바로 환경에 따라 자기 성장을 맞춘다는 점이에요. 강물에 방류하면 100Cm까지도 거뜬히 자라는 것이, 연못에 풀어놓으면 25Cm 이상 자라지 않는답니다. 작은 어항에 넣어 두면 어떻게 될까요? 기껏해야 10Cm 정도 자라다 멈추고 말죠.”

“환경에 따라 성장을 조절한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뭔가 느껴지나요?”

청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 처지와 비슷하군요. 비좁은 공간에서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성장을 멈춘 거잖아요. 물고기조차 환경에 따라 조무래기에 머물기도, 대어로 성장하기도 하는데 사람이야 오죽하겠어요.”

“그게 아니죠. 잉어에게는 본디 열 배, 스무 배로 자랄 여지가 충분히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제 처지에 맞춰 여기 이 녀석들처럼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조무래기에 머물러 버리기도 하죠. 몸이 커지면 당연히 더 너른 공간으로 옮겨갈 텐데 말입니다.”

우리 주위에도 비단잉어처럼 자신을 작은 세계에 끼워 맞추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꿈을 작은 어항에 가두지 마라. 우리의 태도에 따라 우리는 어항을 선택할 수도, 연못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드넓은 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출처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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