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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9·11`..금융시장 분수령

도구 Ludovicus 2008. 9. 8. 07:51

운명의 `9·11`..금융시장 분수령
(주간전망대)4대 이벤트 집중..위기설 진위 가린다
입력 : 2008.09.07 10:00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혹독한 `9월 신고식`이었다. 위기설(說)은 이름값을 하고야 말겠다는듯 지난주 주식·외환·채권시장을 뒤흔들었다. 금융시장의 큰 출렁임에 국민들의 불안감도 컸다.

분수령은 이번주 11일이다.

위기설의 도화선이 됐던 외국인의 채권 만기가 도래하고,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 발행된다. 석달마다 한번씩 돌아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선물·옵션 동시만기도 이날이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9월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4대 이벤트를 앞두고 금융가와 투자자, 정부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시장 분수령

지난주초 패닉으로 치달았던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는 주후반 들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코스피 시장은 대내외 악재로 연중 최저치로 한주를 마감했지만 불안하게 보였던 1400선은 지켜냈다. 1160원을 넘보던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로 내려섰다. 6%대에 올라섰던 5년 지표금리도 5%대로 복귀했다.

급락후 나타나는 자율반등의 성격이 강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패닉의 1차 클라이맥스는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급락과 반등 후 금융시장의 심리가 어디로 기울지는 이번주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위기설..진위를 가리자

이번주가 중요한 까닭은 역시 `위기설`의 진위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채권시장발 위기설`의 내용은 이렇다. 9월중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가 집중돼 있어 이 돈이 일시에 빠져 나갈 경우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거다.  오는 10일~11일 이틀에 걸쳐 도래하는 만기규모는 67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7조원 정도다.
 
이같은 위기설에 대해 정부는 근거가 빈약하고, 우리 금융시장의 안전판을 해칠 만큼의 무게를 갖지도 못하다고 강조해 왔다.  주식·외환 전문가들도 예기치 못한 대형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위기설은 11일을 기점으로 잦아들어 불안했던 투자심리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9·11` 이후에도 금융시장 출렁임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심화된다면 시장은 또 다른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최근 시장충격의 배경이 단순한 `채권시장발 위기설`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그리하여 국내·외 경기하강 국면이 예상 보다 더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는 지금 같은 저성장·고물가·고금리하에서 안전할까 하는 불안감, 그리고 정부는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지 않은가 하는 걱정 등이 버무려지면, 불안한 시장심리는 또 다른 위기설을 찾아나설지 모른다.

◇정부 "9·11을 전화위복으로"

정부는 이 기간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나선다. 사흘간의 해외 로드쇼를 거쳐 오는 11일 1조원 규모의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관건은 외평채 가산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다. 우리 경제와 금융시스템이 과연 위기 상황인지, 실체없는 위기설에 불과한 것인지 해외투자자들의 판단이 고스란히 가산금리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성공적인 외평채 발행을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우리 경제 금융시장 상황을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이번 외평채 발행을 계기로 위기설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결정과 선물옵션 동시만기

11일에는 금융통화위원회의 `9월 통화정책`도 결정된다. 두달 연속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증권업협회가 채권매니저들을 상대로 조사한 `9월 채권시장 체감지표` 응답자의 94.7%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금리동결 자체가 갖는 의미 보다는 지난달 주춤했던 물가가 큰 고비를 넘긴 것인지 한국은행 총재의 진단이 더 궁금한 상황이다.

금통위가 열리는 날 주식시장은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맞는다. 지난주말 매수차익잔고는 9조4062억원으로 사상최대다. 만만치 않은 물량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약세장에서 과연 이들 물량을 얼마나 받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산업은행 민영화도 첫 걸음을 뗀다. 금융위원회는 9일 산업은행법 개정안, 한국개발펀드(KDF)법안 제정안, 중소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 등을 입법예고한다.

이데일리가 이미 법안을 입수, 보도한대로 산업은행은 이르면 연말부터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모든 은행 상품을 취급하게 된다. 또 KDF는 자본금 15억원으로 설립돼 정책금융 업무를 맡고, 경영진 외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두어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구조를 띠게 된다.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thug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