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의세상보기] 오체투지 첫날 영상 |
수경, 문규현, 두 동생이 길을 떠났다 |
오체투지 순례 천고제 촬영 편집 길위의 신부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두 동생이 길을 떠났다. 삼보일배를 할 때, 날마다 울며 살았다. 현장에서 저들의 꼴을 보며울고, 길바닥에 놓고 돌아설 때 울고, 집에 돌아와 동영상을 만들면서 울고, 어떤 날은 컴퓨터 앞에서 동틀 때까지 울고 또 울고, 캠코더를 들고 다시 만나 울고, 65일 내내 울었다. 부끄러운 줄 모으고 만나는 사람들을 붙들고 울었다. 사람들은 두고두고 흉을 본다. 오체투지 이야기가 나온 지 오래다. 오체투지라는 말도 몰랐다. 그냥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들었다. 오체투지를 하는 날을 잡았다. 그 순간부터 아찔하다. 오체투지, 삼보일배에 비할쏘냐?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의 전화를 받았다. 시기가 맞지 않다고, 불가능하다고, 말리라고. 나는 답했다. “내 동생, 육순이 훨씬 넘은 늙은이다. 그 늙은이에게 동생이라 해서 하라마라 할 수 있겠느냐”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나도 신부이기에 평화동 성당 일을 도울 수 있겠다. 삼보일배 때 처럼 동영상을 만드는 것 또 하나의 일이리라. 그것이 다다. 이번에는 울지 않기로 다짐했다. 시작하는 바로 그 날 아침에도 다시 다짐했다. 세 발 걷고 몸을 땅 바닥에 던진다. 기자들과 경쟁하듯 캠코더를 내밀었다. 그 순간, “엄마! 저렇게 갈 수 있어?” 여인이었다. 여인의 울음이 터졌다. 그 순간, 내 눈의 눈물보가 터졌다. 울지 않겠다던 다짐도 잊었다. 영상을 담지 못하고 울었다. 정신이 돌아오기 한참 걸렸다. 얼마 동안 얼마나 많이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내가 하고 말 일이다. 아니, 차라리 저 꼴을 보지 않는 것이 낫겠다. 그것도 안 된다. 빨리 가서 내 눈으로 또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문규현 신부가 내 핏줄이라서 그런가? 그렇기도 하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 |
2008-09-06 09:40:21 길위의 신부 |
출처 : 평화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평생사랑)을 찾아서
글쓴이 : 길 위의 신부 원글보기
메모 :
'가톨릭- > 가톨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병원 문턱이 높다" - 팔복동성당, 무료안과 진료 실시 (0) | 2008.09.10 |
---|---|
[스크랩] 9월 순교자 성월 (0) | 2008.09.09 |
[스크랩] 삶은 무엇인가? - 테레사 수녀 (0) | 2008.09.06 |
[스크랩] 최후의 심판 (0) | 2008.09.05 |
[스크랩] 복음 선포 / 서북원 신부 (0) | 2008.09.03 |